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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무살, 나이만 생각하라고 했습니다."
"부담감을 많이 느끼더라고요. 저는 아무 생각하지 말고 네 나이만 생각하라고 했어요. 스무살이면 뭐든 용서가 되는 나이니까요. 못해도 누가 뭐라 할 사람 없다고…. 다만 '스무살이니까 못해도 되겠지', '어리니까 못해도 되겠지'라는 생각만 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이제 막 한국나이로 스무살이 된 약관의 프로 초년생. 부담이 없을 수 없다. '국보투수' 선동열 전 대표팀 감독 등 전문가들의 극찬 속에 그는 캠프에서 가장 주목받는 선수 중 하나로 떠올랐다. '잘해서 꼭 기대에 부응해야겠다'는 생각이 무럭무럭 커졌다. 실전 등판에 어깨가 무거워졌다. 고교 때와 다른 스트라이크 존 판정에 당황하면서 무너졌다. 지난달 28일 선발 등판한 한화전에서 2이닝 동안 홈런 2방 포함, 4안타 5실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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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래도 기훈이 이야기가 많이 나오다 보니 부담이 클겁니다. 제가 그 때 경험 한 바로는 정말 많은 부담을 느낄거 같아요."
프로선수에게 평가는 피할 수 없는 과정이다. 이겨내야 한다. 신체만큼 정신도 아프면서 성숙해 진다. 대선배 양현종도 프로 초기 힘든 과정을 똑같이 견뎌내고 리그를 대표하는 에이스로 거듭났다. 2007년 2차 1순위로 큰 기대를 모으며 입단했지만 첫 2년간 1승7패 5홀드에 그쳤다. 실패가 아닌 경험을 축적한 소중한 시기였다. 3년 차였던 2009년 12승5패 평균자책 3.15의 빼어난 성적을 거두며 한국시리즈 우승에 일조한 배경에는 2년간의 숙성기가 있었다.
"스무살 답게 앞만 보고 후회 없이 자기공만 던지면 됩니다. 우리 팀이 이기는데 보탬이 많이 될 거 같아요."
스무살, 잔치의 시작이다. 실패해도 다시 일어서 도전할 수 있는 나이다. 현실에 타협하고 안주하지 않으면 도약의 기회는 언제든 온다. 같은 경험을 통과해 최고의 자리에 우뚝 선 선배 양현종이 김기훈에게 전하고 싶은 마음이다.
오키나와(일본)=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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