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임시방편' 구단 자체중계, KBO 통합마케팅 더 중요해졌다

김진회 기자

기사입력 2019-03-18 14:51



최근 방송사의 시범경기 중계방송 불발로 팬심이 들끓었다. 그러자 구단들이 스스로 발벗고 나섰다. 구단 자체중계로 야구에 배고팠던 팬심을 달랬다.

중계 수준은 천차만별이었다. 키움 히어로즈는 고화질 카메라 4대와 거치캠 2개를 설치해 방송사 못지 않은 '고퀄리티' 중계를 선보였다. 롯데에 이어 13일부터 자체중계에 돌입한 KIA는 카메라 2대에 불과했지만 매 경기 진화하는 그래픽과 중계경험이 풍부한 프리랜서 캐스터를 섭외, 직관하지 못한 팬의 칭찬을 이끌어냈다. 팬 성원에 부랴부랴 카메라 1대만 활용해 자체중계한 구단도 있었다. 그러나 질이 중요한 것이 아니었다. 중계 자체에 의미가 있었다. 대부분 팬의 반응은 비슷했다. "중계해줘서 고마워요."

다만 구단들의 자체중계는 '임시방편'에 불과했다. 이미 방송사들은 수지타산이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시범경기 중계를 포기했다. 향후 5년간 똑같은 상황이 발생할 여지가 농후하다. 뉴미디어 중계권을 획득한 통신·포털 컨소시엄(네이버·카카오·KT·LG유플러스·SK브로드밴드)은 제작능력이 전무하다. 따라서 방송광고 시장의 변화가 일어나지 않을 경우 시범경기 중계를 의무적으로 할 필요가 없는 방송사들은 계속해서 발을 뺄 가능성이 높다. 그렇게 될 경우 구단 자체중계는 임시방편 격으로 계속 이뤄질 수밖에 없다.


키움 히어로즈가 자체 중계를 시작했다. 무려 4대의 카메라가 동원돼 방송중계와 같은 고품질의 영상이 만들어졌다. 키움 자체 중계 캡쳐

하지만 자체중계 이면에는 문제점이 잇따른다. 구단 홍보팀 직원이 2~3명에 불과한 상황에서 이들이 자체중계에 매달리다 보면 다른 업무가 마비가 된다. 팬을 위한 선택이었지만 오히려 '배'보다 '배꼽'이 더 커지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우려는 현실이 되고 있다. 일부 팬은 내년 시범경기 뿐만 아니라 스프링캠프 연습경기까지 자체중계를 확대해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소중한 팬의 목소리를 무시하기 어려운 것이 구단 사정이다.

구단 자체중계를 통해 한국야구위원회(KBO) 통합마케팅이 더 중요해졌다. 4년 연속 800만 관중에 도전하는 KBO가 주도적으로 시범경기 중계에 적극나서야 한다는 얘기다.

긍정요소는 시범경기 통합중계가 또 다른 KBO의 수익창구가 될 수 있다. 각 팀별로 4개 팀과 2차전씩 8경기를 펼쳐 총 40경기를 KBO 통합 홈페이지에서 소화할 경우 팬 수요 충족은 물론 플랫폼 광고 수익까지 올릴 수 있다. 최다 동시 접속자수는 8000명대에서 1만7500명대까지 다양했다. 하루 총 6만여명의 팬이 접속해 개막 전부터 그야말로 뜨거운 야구 열기를 실감하게 만들었다.

무엇보다 KBO가 발벗고 나서면 좀 더 전문루트를 통해 중계가 가능해질 수 있다. 또 콘텐츠 보유 권한을 가진 KBO가 기록도 제공할 수 있어 중계에 풍성함이 더해질 수 있다.

지방 구단관계자는 "구단 자체중계는 온전히 팬을 위한 결단이었지만 제약이 많다. KBO가 나서줬으면 좋겠다. 이런 인기를 활용해 통합마케팅을 빨리 이뤄내 더 좋은 환경에서 시범경기 중계가 이뤄졌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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