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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리빌딩. 팀 구성원과 시스템을 새롭게 하는 것을 의미한다. 기존 선수들로 정체된 팀 구성에 신예-백업들을 키우거나 영입하면서 새로운 구조를 만들거나, 틀에서 벗어난 선수단 운영을 시도할 때 흔히 쓰이던 단어다.
기대대로 성적이 났다면 리빌딩이라는 단어가 애초에 나오지 않을 팀들이었다. 성적 부진 뒤에야 리빌딩이 뒤따르는 모양새다. 그러나 치밀한 준비와 노력없이 등떠밀리듯 이뤄지는 반강제 리빌딩의 의미는 퇴색될 수밖에 없다.
급하게 꺼내든 '리빌딩 카드'는 그래서 정치적 의미만 부각될 수밖에 없다. 리빌딩 단어 뒤에 따르는 '가능성을 갖춘 젊은 선수들을 기용해 반등의 토대를 마련하고 미래 주축 자원으로 활용한다'는 설명은 달콤하다. 팬들로 하여금 부진을 거듭하는 팀 현실을 잠시 잊고 장밋빛 청사진을 꿈꾸게 하는 묘약이다. 문제는 이런 신예-백업들을 미래 자원으로 육성할 수 있는 시스템과 구성, 충분한 기회를 보장할 수 있는 계획이 보장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결국 최근 거론되는 리빌딩은 외부 비난을 잠시라도 피하기 위한 장치라고 볼 수밖에 없다.
성적-성과-미래를 아우르는 '한국형 리빌딩'도 가능하다. 최근 수 년 동안 상위권을 지키고 있는 두산 베어스, 키움 히어로즈가 좋은 예. 준수한 베테랑 뿐만 아니라 미완의 대기에게 끊임없이 기회를 부여하고 주전급으로 성장시키는 두산의 '화수분 야구'는 모든 팀들이 부러워하는 시스템이다. 두산 출신 지도자들의 몸값이 급상승한 비결. 재정 문제 탓에 큰손 노릇을 할 수 없는 키움은 적절한 트레이드와 철저한 육성을 바탕으로 모든 팀들이 탐내는 인재의 집합소가 됐다.
리빌딩은 면피가 아닌 철저한 자기반성의 수단이 되야 한다. 올 시즌 하위권으로 추락한, 사실상 실패한 시즌이 된 것을 겸허히 인정하는게 첫 번째 순서다. 출발부터 현재까지 하향 곡선을 그릴 수밖에 없었던 원인을 분석하고, 향후 반면교사로 삼을 수 있어야 한다. 아울러 진단한 문제점을 보완할 수 있는 내-외부 요인을 찾고, 최종 목표인 '우승'에 다가서기까지 뚝심있게 리빌딩 계획을 추진할 수 있는 장치 설정과 노력이 필요하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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