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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 현역 메이저리그 최고의 선발투수로 꼽히는 휴스턴 애스트로스 저스틴 벌랜더는 최근 메이저리그 공인구가 조작됐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지난 9일 ESPN과의 인터뷰에서 "지금 메이저리그에서 쓰고 있는 공인구는 아주 엉터리다. 리그가 공격력을 높이기 위해 공을 조작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벌랜더는 올시즌 22경기에서 무려 28개의 홈런을 얻어맞았다. 피홈런 부문 1위다.
팀별로 42~47경기가 남았음을 감안하면 올해 홈런왕은 30개 안팎에서 결정될 공산이 크다. 지금의 페이스를 남은 경기수에 대입해 계산한 최 정과 로맥의 예상 홈런수는 31.68개다. 2014년부터 5시즌 연속 이어온 40홈런 기록이 끊어지게 생겼다.
물론 전체 홈런수도 급격한 하락세다. 30일 현재 494경기에서 711홈런이 나왔는데,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38.2%가 감소한 수치다. 이런 추세라면 올해 전체 홈런은 1036개에 머물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에는 역대 한 시즌 최다인 1756홈런이 터져 나왔다. 두산 베어스 김재환, 롯데 자이언츠 이대호, SK 한동민 등은 지난해와 비교해 홈런수가 절반 가까이 줄었다.
메이저리그는 관중 감소의 원인을 심판 판정과 경기 시간, 심지어 기타 놀이 문화의 다양성 등 경기력 외적인 요인에 두고 있다. 비디오 판독 영역을 확대하는 가운데 스트라이크 판정을 센서를 부착한 기계에 맡기자는 의견까지 대두되고 있다. 매년 경기 시간 단축 방안이 쏟아져 나오기도 한다. 이는 KBO도 마찬가지다. 선수들의 경기력과 심판 판정의 정확성을 높이기 위한 방안을 다각도로 연구하고 있다. 최근에는 심판원 자질 향상을 위해 강등제를 강화하기로 했다.
그러나 KBO리그 역시 야구 자체의 인기 하락이라는 시대적 위기를 맞은 것은 분명해 보인다. 여가를 즐길 '놀거리'가 지금은 너무도 많다. 시간 나면 야구장이나 영화관을 찾는 그런 시대가 아니다. 수도권 구단의 한 마케팅 관계자는 "사실 팬들을 야구장으로 오도록 구단에서 할 수 있는 건 뾰족히 없다. TV 예능처럼 프로그램을 짜거나 사은품을 주는 정도다. 공짜표를 줄 수는 없는 노릇"이라며 "팀 성적이 좋아야 하는 건 기본이고, 야구 자체를 더욱 재밌게 만들어야 하는데 그런 아이디어가 지금은 한계가 있다"고 토로했다.
올시즌 KBO리그 관중 급감은 전통의 인기팀인 롯데 자이언츠와 KIA 타이거즈, 한화 이글스의 부진이 결정적이다. 그러나 거시적, 장기적으로 보면 이 관계자의 말에 일리가 있다. 홈런이 많고 적음을 떠나 새로운 아이디어가 절대 필요한 시점이 됐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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