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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핫포커스]장고 거듭하는 롯데 단장인선, 시스템 손볼 적임자 찾아야

박재호 기자

기사입력 2019-08-28 09:03


◇언제쯤 어깨를 펼 것인가. 경기 종료 후 팬들에게 인사를 하는 롯데 선수들. 인천=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19.08.20/

롯데 자이언츠의 단장 선임 작업이 계속 늦어진다. 일찌감치 외부 인사로 가닥은 잡았지만 쉽사리 결정을 내리지 못한다. 장고 끝에 두는 악수. '기우'였으면 한다. 막다른 길까지 몰리면 자칫 실리를 무너뜨리면서까지 '쇼'에 집착하는 우를 범하기도 한다.

하마평만 무성한 상태에서 여기저기에서 잡음이 이어진다. 이럴 때일수록 기본으로 돌아가 현대야구에서의 단장 역할에 집중해야 한다. 발전가능한 건강한 구단 시스템을 위한 초석,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외부인사 영입 작업은 이름 값보다는 개인 능력과 조율 능력을 반복해서 살펴야 한다.

지난 7월 19일 양상문 감독과 이윤원 단장이 동반 퇴진했다. 구단 고위층에서 리더십 교체를 결정했다. 사실상 전격 경질이었다. 이후 40일 가까운 시간이 흘렀다. 선수단은 공필성 감독대행이 맡고 있지만 프런트 실무 책임자인 단장 자리는 여전히 공석이다. 이 같은 일은 KBO리그 구단 역사에서 매우 이례적이다.

예전 같으면 신임 단장은 구단 내부 인사로 금방 '방'만 붙이면 될 일이었지만 지금은 무게감이 달라졌다. 현대 야구에서 단장의 역할은 계속 커지고 있다. 단장에 대한 팬들의 관심도 매우 높아진 상태다. 성적이 나쁘면 감독 뿐만 아니라 단장도 같이 책임을 지는 장면이 더 많아지고 있다.

꼴찌로 추락한 롯데 구단의 고민이 가볍지 않을 것이라고는 짐작됐지만 예상외 진통이다. 급기야 지난 26일 열린 2020시즌 2차 신인 드래프트를 단장없이 치렀다. 롯데는 신인 지명에 있어 단장 공백은 없었다고 강조했다. 신인 드래프트 작업은 원래 스카우트팀에서 진행하기에 큰 무리가 없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신인 드래프트는 단장의 중요 역할 중 하나다.

계속 뜸만 들이고 있는 상황. 그래서 충격을 위한 '파격', '쇼'에 집착한다는 이야기까지 나온다. 롯데 구단 관계자는 거론되고 있는 거물급 전 감독들에 대해 "가능성이 낮다"고 언급했다. 9월 중순까지는 어떻게든 인선을 마무리 한다는 방침이지만 이 또한 명확치 않다. 내부 진통은 생각보다 상당하다.

우선 1차 후보군이 꽤 많았다. 10여명이나 됐다. 웬만한 중견 감독-단장-수석코치 출신 야구인은 죄다 거론될 정도였다. 지금은 최종 후보군을 추리는 작업을 반복중이다. 그 과정에서 내부 검증작업을 통해 적합성 여부를 판단하고 있다.

롯데는 가장 취약한 스카우트 부문을 강화시킬 적임자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신인 스카우트, 선수 트레이드, 외국인 선수 선발 등 좋은 자원을 보고 데려오는 역할의 정점. 전력강화의 첫단추 꿰기를 위한 포석이다.


과거를 단절시키고 팀을 새롭게 한다는 방침이어서 젊은 피 발탁 가능성이 높다. 신임 단장은 전통적인 단장 나이대인 50대보다 젊어질 수 있다.

롯데 구단은 쫓기고 있다. 어떻게든 변화를 이끌어내야 한다. 팀은 꼴찌까지 떨어졌다. 양상문 감독이 물러난 뒤에도 경기력은 바닥을 치고 있다. 관중들은 썰물처럼 빠져 나가고 있다.

이럴 때일수록 냉정해져야 한다. 지금 필요한 것은 팀에 경쟁력을 더할 시스템 구축이다. 신임 단장 선임은 종착지가 아닌 시발점이다. 단장 한명 바꾼다고 갑작스럽게 강팀으로 변할리 만무하다. 롯데의 고질인 젊은 포수 나종덕 안중열이 하루아침에 일급 포수가 되지도 않는다. 우선은 올바른 방향성 제시다.

메이저리그는 이미 시스템화를 구축했다. 스카우트 파트와 경기력 강화, 구단 운영 등이 모두 세분화 돼 있다. 감독의 역할은 점차 축소되고 단장이 구단의 모든 것을 총괄한다. 국내 구단도 이같은 방향으로 구단 시스템이 변모하고 있다. 롯데는 구단 행정 부문에서는 트렌드를 선도하는 쪽은 아니었다. 늘 늦었다. 이 때문에 김종인 대표이사의 강력 드라이브에 쏠린 시선이 많다.
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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