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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초반 5연승의 그림자일까.
이런 허 감독의 모습은 부임 첫 해 새 사령탑이 으레 겪는 '초보 지도자를 향한 시선'과 연관지어볼 만하다. 기존 체제를 변화시키기 위해 택한 사령탑들은 초반 성적에 따라 평가가 엇갈리는 경우가 잦은 편. 그런데 롯데 사령탑들은 이런 평가가 다른 팀들에 비해 이른 시기부터 나오는 모습이 반복됐다. 수많은 팬을 거느리며 '전국구 구단'으로 꼽히는 롯데의 특성이라는 시각. 허 감독을 향해 엇갈리는 목소리는 14년 만에 최하위로 추락한 뒤 많은 변화 속에 돌입한 올 시즌 팬덤의 기대가 얼마나 큰 지를 방증하는 사례라고 볼 수도 있다.
롯데는 최근 10년 간 6명의 사령탑이 지휘봉을 잡았다. 2010시즌을 끝으로 제리 로이스터 감독이 떠난 뒤, 양승호(2011~2012년), 김시진(2013~2014년), 이종운(2015년), 조원우(2016~2018년), 양상문(2019년) 감독이 바통을 이어 받았다. 이들의 부임 첫 해 평가도 허 감독과 다르지 않았다.
로이스터 감독의 뒤를 이은 양승호 전 감독은 6명의 지도자 중 출발이 가장 좋지 않았다. 2011년 초반 20경기서 7승2무13패에 그쳤다. 그러나 롯데는 2011시즌 3위를 달성하면서 포스트시즌에 진출했고, 이듬해 역시 가을야구의 진출에 성공했다. 김시진 전 감독은 첫 시즌이었던 2013년 10승1무11패로 출발했다. 시즌 최종 결과는 전체 9팀 중 5위, 6년 연속 포스트시즌행에 실패했다.
이종운 전 감독 체제였던 2015년은 초반 역전극을 이어가면서 12승10패로 출발, 로이스터 감독 이후 가장 좋은 첫 시즌 출발을 보였다. 그러나 결과는 포스트시즌행 실패였고, 이 전 감독은 시즌 뒤 지휘봉을 내려놓았다.
6명 중 로이스터 감독과 함께 가장 긴 세 시즌을 이끈 조원우 전 감독은 2016년 초반 22경기서 11승11패를 거뒀지만, 곧 5할 승률이 깨졌고, 그 해를 8위로 마감했다. 하지만 롯데는 이듬해 가을야구 진출에 성공하면서 반등을 이뤄냈다. 2019년 양상문 전 감독은 민병헌의 이탈 등 부상 변수 속에서 22경기 10승12패를 기록했지만, 하락세가 이어지면서 결국 반등에 실패했다.
전임자들의 첫 시즌 모습과 비교하면 허 감독의 행보는 크게 다르지 않아 보인다. 아직은 좀 더 지켜볼 여지가 있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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