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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주자가 나가면 저도 모르게 다리가 바들바들 떨리는데, 그 떨리는 긴장감이 너무 좋아요."
2군 코치들에게 집중 마크를 받으면서, 실력은 눈에 띄게 좋아졌다. 김태형 감독은 "2군 코치들이 이승진이 정말 좋아졌다고 계속 추천을 하더라"며 콜업 이유를 밝혔다. 약 2개월간 이천에서 지낸 이승진은 7월말 다시 1군에 올라와 기회를 얻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대체 선발이었다. 크리스 플렉센의 부상 공백으로 선발진 빈 자리를 채워야 했다. 투구 내용은 기대 이상이었다. 아쉽게도 첫승으로 이어지지는 못했지만, 안타를 맞더라도 씩씩하게 자신의 공을 던지는 시원한 투구가 인상적이었다. 감독과 코치진도 이승진의 발전에 크게 기뻐했다.
플렉센의 복귀 이후 지금은 다시 불펜으로 보직을 이동한 상태. 하지만 '전혀' 섭섭하지 않다. 이승진은 "선발은 역시 아무나 하는 게 아니구나라고 느꼈다"고 시원하게 말했다. 그는 "제가 회복력은 정말 좋은데 체력이 안좋다. 선발로 나가는데 제구가 안좋다보니까 투구수가 많았다. 1회에 30개를 던지고 나면 진이 다 빠져서 2회에 너무 힘들다. 지금으로서는 중간 투수로 나가는 게 좋다. 회복력이 좋으니까 차라리 매일 던지는 게 낫다"며 호탕하게 웃었다. 선발승에 대한 미련도 없다. 이승진은 "아쉬움은 정말 하나도 없다. 기록 욕심 전혀 없다. SK때 항상 팀에 '마이너스'가 되는 투수였어가지고, 도움이 되는 자체로 너무 좋다"며 즐거워했다.
올 시즌 목표가 있다면, 지금의 좋은 페이스를 끝까지 유지하는 것. 이승진은 "선발에서 불펜으로 바꾼다는 이야기는 들었는데, KT전에서 팽팽한 상황에서 마운드에 올라가게 됐을때 그때가 가장 긴장됐다. 기쁘기도 하면서, 내가 잘하면 앞으로 필승조가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에 무조건 무실점으로 막자는 생각만 했다"면서 "두산에 왔다고 해서 크게 달라진 것은 없다. SK때 한국시리즈 엔트리에 들었을때 많은 관중 앞에서 정말 떨렸던 기억이 있다. 그런 무대에서 마운드에 올라가서 무실점하면 정말 기분이 좋을 것 같다. 그런 상상을 하고 있다"고 바람을 드러냈다. '트레이드의 좋은 예'로 성장하는 이승진이다.
잠실=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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