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고재완 기자]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에서 입지가 부쩍 줄어든 김하성이 선발 명단에서 또다시 제외되며 고독한 벤치를 지키게 됐다. 극심한 타격 슬럼프가 장기화되면서 현지 언론의 시선은 차갑게 식어 가고 있고, 급기야 구체적인 연봉 보조 조건이 포함된 '트레이드 매물설'까지 수면 위로 급부상했다.
김하성은 10일(이하 한국 시각) 미국 일리노이주 시카고 레이크 필드에서 열린 시카고 화이트삭스와의 원정 경기 선발 라인업에서 또 다시 제외됐다. 애틀랜타는 김하성 대신 최근 기세가 뜨거운 마우리시오 듀본을 5번 타자 겸 유격수로 선발 출전시켰다.
김하성은 52타수 4안타, 타율 0.096이라는 초라한 성적표에 머물러 있다. 심지어 기록한 안타 4개가 모두 단타일 정도로 기대했던 장타력은 전무한 상태다. 김하성이 침묵하는 사이, 그를 대신해 유격수 공백을 메우던 호르헤 마테오와 마우리시오 듀본은 커리어하이급 활약으로 김하성의 자리를 완전히 위협하고 있다.
마우리시오 듀본은 내·외야를 가벼운 발걸음으로 오가며 62경기에서 벌써 WAR(대체선수 대비 승리기여도) 1.8을 쌓았다. 타율 0.260, OPS 0.731로 공수에서 살림꾼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호르헤 마테오 역시 40경기에서 타율 0.294, OPS 0.823을 기록하며 맹타를 휘두르는 중이다.
애틀랜타 지역 매체인 'AJC'는 "마테오와 듀본 두 선수의 연봉을 합쳐도 김하성의 올해 연봉(2000만 달러)의 35.5% 수준에 불과하다"며 가성비와 효율성 면에서 김하성이 완전히 밀리고 있음을 꼬집었다.
급기야 구체적인 트레이드 시나리오까지 거론되기 시작했다. 지난 8일 'MLB닷컴'이 각 팀 담당 기자를 대상으로 '팀 내 트레이드 매물 1명'을 선정해 달라는 기획 기사에서, 애틀랜타 담당 마크 보우덴 기자는 주저 없이 김하성의 이름을 올렸다.
지역 매체 'AJC' 역시 "과연 팀이 2000만 달러의 고액 연봉 선수를 언제까지 벤치에 그냥 앉혀둘 수 있겠는가. 현재 흐름이 계속된다면 브레이브스 구단도 중대한 결단을 고민해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애틀랜타 브레이브스 소식을 다루는 팬사이트 '하우스 댓 행크 빌트(HTHB)' 역시 "애틀랜타가 트레이드 시장에서 유격수 전력 보강에 나서야 한다"며 "구단은 겨울 김하성을 영입해 최소한 미래 유격수가 등장할 때까지 공백을 메울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하지만 김하성은 손가락 수술에 이어 복귀 후 극심한 부진에 시달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덧붙여 "듀본, 마테오가 기대 이상의 활약을 보여주고 있지만, 각각 유틸리티 자원과 백업이 더 적합하다는 평가다"라며 새로운 대안으로 신시내티 레즈의 유격수 유망주 에드윈 아로요를 언급했다. 신시내티는 투수가 필요하고, 반대로 내야 유망주는 넘쳐나기 때문이다. 매체는 아로요에 대해 "강한 어깨와 넓은 수비 범위를 갖춘 정통 유격수다"라며 "잠재적으로 골드글러브급 수비수로 성장할 재능이라는 평가를 받으며, 유격수를 비롯해 2루수, 3루수도 소화 가능하다"고 추천했다.
물론 아직 시즌은 절반 이상 남아있고, 애틀랜타가 김하성을 완전히 포기한 단계는 아니다. 메이저리그 정상급 수비력을 인정받아온 선수인 데다, 부상 여파 속에서 실전 감각을 끌어올려야 하는 상황인 만큼 반등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 있다.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