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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시선]'끝내기로만 11패' 롯데 또 불운 탓할까, 이런 뒷심으론 5강 '언감생심'

박상경 기자

기사입력 2020-09-28 05:00


◇스포츠조선DB

[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1점차 승패는 운에 맡긴다고 생각한다. 실력은 크게 좌우하지 않는다."

롯데 자이언츠 허문회 감독은 1점차에서 갈리는 승패를 이렇게 말했다. 1점차 내지 동점 상황에서는 전력 외 요인들이 작용할 수밖에 없다는 것. 집중력이 최고조에 이르는 팽팽한 흐름에서 아무리 좋은 선수라도 흔들릴 수 있고, 반대로 의외의 선수가 '깜짝 스타'가 될 수도 있다는 뜻이다.

아쉬운 패배를 당하더라도 교훈을 찾고 보완해 승리를 일군다면 1점차 패배는 '값비싼 수업료' 정도로 생각할 수도 있다. 허 감독 역시 "끝내기 패배가 몇 차례 있었다. 하지만 그만큼 선수들도 경험을 쌓고 업그레이드 됐다고 생각한다"고 밝힌 바 있다.

롯데는 27일 광주 KIA 타이거즈전에서 연장 10회말 김태진에게 끝내기 안타를 맞으면서 1대2로 패했다. 불과 이틀 만에 25일 대전 한화전에서 연장 10회말 2사 만루 때 하주석에게 끝내기 내야 안타를 맞으면서 고개를 숙였던 악몽을 반복했다.

올 시즌 롯데는 유독 끝내기 패배가 많은 팀이다. 28일까지 끝내기로만 11패를 당했다. 7회 이후 동점을 허용하면서 패한 것만 7번이나 된다. 6월 17~19일에는 키움 히어로즈와 KT 위즈에게 3연속 끝내기 패배를 당하며 KBO리그 통산 세 번째(2016년 삼성, 2020년 KT) '3연속 끝내기 패배팀'의 굴욕도 겪었다. 특히 19일 수원 KT전에서는 8-0으로 리드하다가 동점을 내준데 이어 연장 10회말 끝내기 점수를 내주며 눈물을 흘렸다. 롯데는 시즌 개막 후 매달 끝내기 패배를 당하고 있다.

들쭉날쭉한 타격감이 눈에 띈다. 롯데의 끝내기 11패 중 7패가 전날 경기에서 10안타 이상을 친 경기였다. 25일 대전에서 한화에 끝내기 패배를 당하고 광주로 향한 롯데는 26일 KIA에게 무려 18안타를 몰아치며 16대3으로 분풀이를 했다. 하지만 27일 KIA전에선 6회 2사까지 양현종에게 퍼펙트로 막히는 등 방망이가 얼어붙었다.

'초보 감독의 시행착오'라는 게 대다수의 시각. 17년 간 코치 생활을 하면서 잔뼈가 굵은 허 감독이지만 현장 총사령관인 감독 역할은 올해가 처음이다. 투-타 운영 조언이 아닌 결정을 내리는 첫 시즌, 팽팽한 순위싸움이 만든 긴장감 등이 일정 부분 작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끝내기 패배가 매달 반복되는 모습은 앞선 눈물에서 얻은 교훈이 무엇인지를 떠올리게 할 수밖에 없다.

롯데가 올 시즌 끝내기 승리를 맛본 것은 5번이다. 공교롭게도 5승 모두 안방인 사직구장에서 만들었다. 하지만 이 중 연장에서 얻은 끝내기 승리는 5월 8일 SK전에서 상대 끝내기 폭투로 얻은 단 한 경기뿐이다.


팽팽했던 격차도 서서히 틈이 벌어지고 있다. '막판 뒤집기'를 바라는 각 팀의 집중력은 최고조에 달해 있다. 잇달아 끝내기 패배를 당하고 있는 롯데도 마찬가지. 그러나 이런 뒷심으로 5강 진입을 이룰진 미지수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2020 롯데 자이언츠 끝내기 패배 일지

5월 17일=대전 한화전=4대5=연장 11회말 2사 3루 투수 보크

5월 30일=잠실 두산전=4대5=연장 11회말 2사 1, 2루 끝내기 안타

6월 12일=잠실 LG전=2대3=연장 10회말 무사 1, 3루 끝내기 안타

6월 17일=고척 키움전=3대4=9회말 1사 1, 2루 끝내기 안타

6월 18일=고척 키움전=2대3=연장 10회말 1사 1루 끝내기 안타

6월 19일=수원 KT전=8대9=연장 10회말 2사 2루 끝내기 안타

7월 7일=대전 한화전=6대7=연장 12회말 1사 1루 끝내기 홈런

7월 21일=인천 SK전=7대8=9회말 1사 1루 끝내기 홈런

8월 21일=잠실 두산전=0대1=9회말 2사 만루 끝내기 안타

9월 25일=대전 한화전=5대6=연장 10회말 2사 만루 끝내기 안타

9월 27일=광주 KIA전=1대2=연장 10회말 2사 만루 끝내기 안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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