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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핫포커스]'4명에 233억원' 뜨거운 FA 열기, 오버페이 아닌 '두산 프리미엄'

김영록 기자

기사입력 2020-12-18 17:57 | 최종수정 2020-12-18 18:12


두산이 6년 연속 KS 행진의 시작을 알렸던 2015년 한국시리즈 5차전, 3점 홈런을 쏘아올린 정수빈을 허경민이 뜨겁게 반겨주고 있다. 최문영 기자deer@sportschosun.com

[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올겨울 자유계약(FA) 시장이 예상보다 뜨겁게 달아오른 이유는 뭘까. 두산 베어스 특유의 '승리 DNA'에 대한 야구계의 호평 때문이다.

18일까지 계약을 마친 FA 선수는 총 7명(최주환 오재일 이적, 김성현 김용의 허경민 최형우 정수빈 잔류), 계약 총액은 293억원이다. 코로나19 여파로 인해 시장이 얼어붙을 거라던 당초 예상과는 딴판이다. 매년 찾아오는 '오버페이 FA' 논란도 여전하다.

하지만 자세히 살펴보면, 올겨울 FA 시장의 흥행은 생각만큼 뜨겁지 않다. 올시즌 타격왕(타율 0.354)에 28홈런 115타점, OPS(출루율+장타율) 1.023을 기록한 최형우의 3년 47억원 계약이 과하다는 사람은 없다. 김성현은 2+1년에 총액 11억원, 김용의는 1년 2억원에 일찌감치 원 소속팀과 계약을 맺었다. 아직 9명의 FA 선수가 더 남아있지만, 이들이 후한 대우를 받을 거라는 예상은 많지 않다.

계약을 마친 7명 중 예상보다 높은 평가를 받은 4명은 모두 '두산발 FA'다. 이들의 계약을 합치면 총 233억원에 달한다. 지난 10일 허경민이 4+3년에 85억원이라는 역대급 계약을 맺으면서 스타트를 끊었다. 4년 42억원에 SK 와이번스로 이적한 최주환이 뒤를 따랐다. 이후 오재일이 4년 50억원에 삼성 라이온즈로 이적했고, 정수빈은 6년 최대 56억원에 두산 잔류를 선택하면서 본격적인 '오버페이' 논란이 불거졌다.


SK로 이적한 최주환(왼쪽), 삼성 유니폼을 입은 오재일. 사진제공=SK 와이번스, 삼성 라이온즈
하지만 야구계의 평가는 '두산 프리미엄'을 인정해야한다는 것. 두산은 역대 3번째로 2015년 이후 6년 연속 한국시리즈에 진출, 3차례 우승을 거머쥔 강팀이자 KBO리그 명문팀이다. 김현수(LG 트윈스), 양의지(NC 다이노스) 등 KBO리그를 대표하는 간판 스타의 이탈을 이겨낸 만큼 더욱 눈부신 성과다.

허경민 최주환 오재일 정수빈은 그 과정을 속속들이 겪고 지켜본 중고참 선수들이다. 자신의 포지션에서 손꼽히는 수비력과 타격 정확도, 일발 장타, 찬스에 강한 면모, 수준급의 주력 등 수치화되는 능력치 외에도 상황에 따라 한 베이스를 더 진루하거나 어려운 타구를 잡아내는 판단력까지, 기록에 쉽게 나타나지 않는 가치를 인정받은 것. 위기 때 더욱 강해지는 '승리 DNA' 또한 빼놓을 수 없다. 소위 '이기는 법'을 아는 선수들이다.


야구장 안팎에서 팀을 이끄는 '모범 FA' 김현수(왼쪽)와 양의지. 스포츠조선DB
화수분으로 불리는 두산의 선수 육성 능력부터 홍건희 이승진 등 성공한 트레이드까지, 두산의 팀 운영 능력에 대한 평가는 매우 높다. 이를 배우기 위한 타 구단의 노력도 치열하다. 앞서 한용덕 전 감독, 이강철 KT 위즈 감독이 두산 수석코치를 거쳐 타 팀 사령탑을 맡았고, 올겨울에는 김원형 투수코치가 SK 신임 사령탑으로, 김민재 작전코치가 그를 보좌하는 수석코치로 부임했다.

앞서 FA로 이적한 김현수, 양의지의 모범적인 활약도 두산발 FA에 대한 선호도를 높인 요인이다. 두 선수는 팀을 옮긴 뒤에도 남다른 카리스마로 주장을 꿰찼다. 야구장 내에서의 뛰어난 성적은 물론 야구 외적으로 자신의 연봉과 이름값에 걸맞는 활약을 펼치며 소속팀에 '위닝 멘탈리티'를 새기고 있다. 그 덕분인지 이들의 입단 후 LG는 4강 단골팀으로, NC는 2020시즌 우승팀으로 발돋움했다. 전 소속팀 팬이나 동료들과도 좋은 관계를 유지하는 점도 돋보인다.


두산은 계약을 마친 네 선수 외에 아직 이용찬 김재호 유희관 등 3명과의 협상을 남겨두고 있다. 올겨울에도 '두산발 FA'의 성공신화가 이어질 수 있을까.


2018 한국시리즈 4차전 당시 홈런을 친 정수빈을 뜨겁게 반겨주는 허경민. 두산의 내외야를 대표하는 두 절친은 두산에서 30대도 함께 보낼 예정이다. 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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