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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진회 기자] 김태형 두산 베어스 감독이 정공법을 썼다. 뚫린 곳을 FA 보상선수로 메웠다.
두산은 18일 보상선수의 주인공을 발표했다. 예상대로였다. 내야수 강승호(26)였다. 두산은 보상금 5억4000만원과 강승호를 SK에서 받을 수 있게 됐다.
김 감독은 당장 내년시즌 곧바로 주전 2루수로 활용할 수 있는 자원을 선택했다. 2013년 LG에 1라운드 3순위로 입단해 촉망받는 유망주였던 강승호는 2018시즌 중반 SK로 트레이드됐고, 팀의 한국시리즈 우승에 기여했다. 2018년 LG에선 32경기에서 타율 1할9푼1리(94타수 18안타) 1홈런 10타점에 머물렀지만, SK로 온 이후 37경기에서 타율 3할2푼2리(90타수 29안타) 2홈런 21타점을 올렸다.
두산으로선 음주운전 경력이 있는 강승호를 뽑는 것에 부담이 있었지만 보상 선수 명단에서 가장 좋은 선수를 뽑는다는 전략에 따라 강승호를 선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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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판 스타들이 FA를 통해 잇따라 팀을 떠나는 와중에도 두산이 강팀으로 군림할 수 있었던 이유가 바로 쏠쏠한 보상선수 활용이다. 두산의 보상선수 신화 첫 걸음은 2008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홍성흔이 롯데 자이언츠로 이적하자, 예상과 달리 내야수 이원석을 지명했다. 이원석은 두산에서 활약한 7년간 통산 타율 2할7푼2리 50홈런 250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753을 기록한 든든한 내야수였다. 주전과 벤치를 오가며 연평균 250타석에서 많게는 400타석 이상을 책임지며 알토란 같은 활약을 펼쳤다.
이원석은 2016년 삼성으로 FA 이적하면서 또 하나의 선물을 남겼다. 당시 두산은 보상선수로 포수 이흥련을 지명했다. 특히 이흥련은 장타와 더불어 수준급의 수비력을 갖췄지만, 군입대 관계로 보호선수에서 빠진 상황이었다. 두산은 지난 5월 포수가 급한 SK에 이흥련을 보내는 대신 영건 이승진을 영입했다. 올 시즌 두산의 한국시리즈 진출은 필승조와 마무리를 오가며 150㎞ 강속구를 뿜어낸 이승진이 아니었다면 이뤄내기 어려운 성과였다.
2018년 팀의 중심선수였던 양의지의 NC 다이노스 이적은 두산에겐 큰 타격이었다. 하지만 이때 보상선수로 영입된 이형범은 6승3패 19세이브10홀드, 평균자책점 2.66의 호성적을 올리며 팀의 마무리를 꿰찼다. 두산은 뒷문을 든든히 지킨 이형범의 활약 속 2019년 한국시리즈 우승을 품에 안을 수 있었다.
이젠 강승호 차례다. 두산의 픽이 틀리지 않았다는 것을 선수가 증명할 시간이 도래하고 있다. 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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