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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모두 다 잘했는데 감독이 부족했다."
허 감독의 기대대로 롯데는 시즌 초반 5연승을 달리는 등 달라진 모습을 드러냈다. 하지만 추진력을 얻진 못했다. 6월 중순 이후 5위 밑으로 내려간 뒤 줄곧 승패 마진이 마이너스에 머물렀다. 특히 1점차 승부에서 유독 약한 모습을 보였다. 끝내기 패배를 14번이나 당했다. 찬스 상황에서 강공을 고집했지만, 10개팀 중 가장 많은 148개의 병살타를 치면서 고개를 숙였다. 투수 교체나 대타 기용, 작전 등 벤치의 경기 운영 미숙이 접전 상황에서의 패배로 연결됐다는 평이 지배적이었다.
경기 외적 대처도 미흡했다. 허 감독은 시즌 내내 이어진 내부 갈등을 외부로 표출하면서 우려를 샀다. 이 과정에서 사실상 허 감독을 방관한 프런트의 역할도 지적되지만, 현장 총사령관이자 구단의 얼굴이자 입이 돼야 할 허 감독의 대처가 세련되지 못했다는 지적이 더 많았다.
새 시즌 허 감독은 여러 변수를 앞두고 있다. 마운드를 책임졌던 노병오 조웅천 코치, 지난해 1군 백업 역할을 했던 허 일 김동한 신본기 등이 팀을 떠났다. 이런 가운데 새 외국인 투수 앤더슨 프랑코를 비롯해 신인 나승엽 김진욱 손성빈, 퓨처스(2군)에서 한 시즌을 보내며 유의미한 지표를 쌓은 선수들의 활용법이 과제로 주어졌다. 스토브리그에서 별다른 보강이 없는 가운데 내부에서 돌파구를 찾아야 하는 상황이 됐다.
허 감독은 "내년에는 이런 실수를 반복하지 않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 선수들뿐만 아니라 나도 이기는 법을 터득해야 한다"며 "선수들이 한 시즌 동안 약속을 지키는 모습을 보면, 내가 더 잘하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지 물음표를 던지게 될 수 있었던 것 같다. 시즌을 마친 뒤 다시 필름을 돌려 보완하고 채워가야 한다. 안 좋은 피드백도 달게 받아야 한다. 스스로뿐만 아니라 주변에 묻고, 듣고, 고치면서 다시 배울 것"이라고 다짐한 바 있다. 숱한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한 해를 마무리했던 허 감독이 어떻게 답을 찾아갈지 주목된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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