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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초점]류지현 감독 "수아레즈, 왼손이 필요했다"...기꺼이 이적료 부담한 이유

노재형 기자

기사입력 2021-01-05 09:37


LG 트윈스 유니폼을 입게 된 앤드류 수아레즈는 2018년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에서 풀타임 로테이션을 소화하며 7승13패를 기록했다. AP연합뉴스

[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 "우리 선발진에 좌완이 필요했다."

LG 트윈스 류지현 감독이 새 외국인 투수 앤드류 수아레즈(29)에 관해 꺼낸 첫 마디였다.

LG는 5일 "수아레즈와 총액 60만 달러(계약금 20만 달러, 연봉 40만 달러)에 입단 계약에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수아레즈는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40인 로스터에 포함돼 있던 빅리거 출신이다. 최근 2년간 빅리그에서 27경기, 42⅓이닝 투구에 그쳤지만, 2018년에는 풀타임 로테이션을 소화하며 29경기에서 7승13패, 평균자책점 4.49를 기록한 경력이 있다. 한때나마 메이저리그에서 붙박이 선발로 나섰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류 감독은 이날 "우리 팀 선발 구성상 오른손보다는 왼손이 들어오는 게 가장 적합하다는 전체적인 그림이 있었다"면서 "왼손 타자에 강한 스타일이다. 디셉션 동작이 좋고 커브도 좋아 왼손 타자들이 상대하기가 쉽지 않다. 그런 부분에서 큰 점수를 줬다"고 밝혔다.

LG는 케이시 켈리, 임찬규, 이민호, 정찬헌 등 주력 선발들이 모두 오른손이다. 왼손 선발은 지난 시즌 어깨 부상 후 물음표가 달린 차우찬 밖에 없다. 보통 선발 5명 중 다른 변수가 없다면 좌완은 1~2명 정도가 이상적이다.

수아레즈의 직구 구속 평균은 92.3마일(148.5㎞)이고, 변화구로는 슬라이더와 체인지업을 구사한다. 풀타임 메이저리그로 활약하던 2018년 9이닝 평균 2.5개의 볼넷을 기록했을 정도로 제구력도 안정적이다.

다만 지난해 실전 피칭이 메이저리그에서 던진 9⅔이닝 밖에 없다는 게 평가의 정확성을 떨어뜨릴 수는 있다. 류 감독은 "직구는 140㎞대 후반, 최고 150㎞가 나온다. 다른 용병도 마찬가지겠지만, 작년에는 마이너리그가 열리지 않아 수아레즈의 평가 기준을 2020년에 맞출 수는 없다. 2019년, 2018년 기록을 봤을 때 그렇다는 얘기"라고 설명했다.

수아레즈는 에이스 켈리와 원투 펀치로 활약할 것으로 기대받고 있다. LG 차명석 단장은 "커맨드가 좋고 구속이 빠르고 다양한 구종의 변화구를 구사하는 투수다. 켈리와 함께 우리 팀의 좌우 원투펀치 역할을 기대한다"고 했다.


하지만 정확한 선발 순서는 스프링캠프를 거치면서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류 감독은 "일단 켈리는 검증된 에이스이고, 수아레즈는 여기 와서 구위와 변화구 구사 능력 등 여러가지를 본 다음에 결정해야 한다"며 "계약이 늦어진 만큼 2월 1일 캠프 시작에 맞춰 합류할 수 있을 지는 지켜봐야 한다. 2주 격리 문제도 있지 않나"라고 덧붙였다.

류 감독이 수아레즈의 선발 순서에 대해 신중한 입장을 나타냈지만, 사실 원소속팀 샌프란시스코는 수아레즈를 이적시키는데 있어 고민이 많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기량을 어느 정도 인정했다는 얘기다. 2018년 풀타임 로테이션을 소화한 만큼 올해 4,5선발 정도는 맡을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가 있었다. KBO리그 신규 외인 선수 몸값 상한액이 100만달러인 점을 고려하면, LG는 이적료로 40만달러 정도는 줬을 것으로 관측된다.

미국 국적의 수아레즈는 키 1m83, 몸무게 91kg의 체격을 지녔다. 2015년 신인 드래프트 2라운드에서 샌프란시스코의 지명을 받고 입단해 메이저리그 통산 3시즌 동안 56경기에 등판해 202⅔이닝을 던지며 7승15패, 평균자책점 4.66을 기록했다. 마이너리그에서는 통산 83경기에서 30승24패 평균자책점 3.62, 탈삼진 376개를 마크했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사진제공=LG 트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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