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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베어스에서 FA가 우르르 쏟아질 때부터 모두가 함께 하지 못한다는 것을 알았다. 오재일은 삼성 라이온즈로, 최주환은 SK 와이번스로 떠났다. 벌써 수년째 주전 유출 반복. 양의지(NC 다이노스)를 떠나보냈을 때는 잠깐 속내를 엿보인 적도 있었다. 3일 이천 베어스파크에서 만난 김태형 두산 감독의 표정은 담담했다.
구상이야 언제든 틀어질 수 있다. 제대로 굴러갈 때는 감독의 리더십이 딱히 필요할까. 뭔가 흐트러졌을 때, 상황이 복잡해졌을때, 돌파구를 찾기위해 모든 이들은 사령탑쪽을 바라본다.
김 감독은 "난, 운이 좋은 감독"이라고 했다. 좋은 선수들이 있어 6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이라는 대단한 기록을 세웠다고 말한다. 겉으로 드러나지 않은 두산만의 저력? 박건우는 "선수들끼리 공유하는 목표치가 우린 늘 높다. 그것이 우리를 강하게 만든다. 늘 위를 바라보고 야구한다. 이러한 마음들이 모여 우리만의 힘이 된다"고 했다.
김 감독은 장타력이 있는 김민혁에 대한 기대, 선발을 원하는 함덕주에게 기회를 주겠다는 이야기도 편하게 한다. 나머지 선수들이 알아서 이들과 선의의 공개경쟁을 할 것이라는 믿음이 있기 때문이다. 두산 선수들은 이천 베어스파크에서 합숙중이다. 간혹 모이면 무슨 이야기를 할까? 십중팔구 야구 이야기. 감독의 선수들 자랑이다.
이천=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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