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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1할 포수→선발 후보' 23세 품절남 나균안, 이름처럼 인생도 바뀔까

김영록 기자

기사입력 2021-02-22 11:44 | 최종수정 2021-02-22 12:53


인터뷰에 임한 나균안의 표정은 밝았다. 김영록 기자

[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포수 나종덕 대신 투수 나균안, 23세 새신랑으로 새롭게 태어났다. 어느덧 롯데 자이언츠의 2021시즌 선발후보로까지 거론되고 있다.

김해 상동 연습장에서 만난 '새신랑' 나균안의 표정은 밝았다. 그는 퓨처스에서 투수로 활약하던 지난해 7월 개명 소식을 전했고, 12월에는 품절남이 됐다. 바뀐 이름에 대해서는 "형들은 아직 예전 이름을 많이 부른다. 그래도 이제 새 이름에 익숙해졌다"며 웃었다.

"(손)아섭 선배 때문은 아니고, 할머니께서 지어주신 거라 옛날 느낌이 있었다. 부모님과 식사하던 중 방송에 이름 이야기가 나왔고, 이참에 인생에 변화를 줘보자는 생각을 했다. 만족한다."

신혼 생활을 묻자 나균안의 미소가 한층 커졌다. "아내 덕분에 밥을 잘 챙겨먹게 됐다. 힘들 때도 옆에 있어주는 사람이 있어 너무 좋다"며 결혼을 강력 추천했다. 그는 "축의금은 절친인 이승헌이 제일 많이 냈다. (이)승헌이 결혼할 땐 내가 세상에서 제일 비싼 TV를 사주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결혼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며 웃었다.

"작년 (이)승헌이가 시합 중에 다치지 않았나. 2군 시합 끝나고 (이)승헌이 선발 나간다니까 챙겨봤는데, 타구에 맞는 순간 나도 덜컥 겁이 났다. 정말 무서웠다. 그런데 다음날 연락했더니 떡볶이 먹고 있대서 안심했다."


나균안 결혼. 사진제공=롯데 자이언츠
중학교 때만 해도 투수와 포수, 외야수를 겸하는 재능 넘치는 선수로 유명했다. 용마고 이후 포수로 포지션을 정했고, 초고교급 포수라는 찬사를 받으며 2017년 프로에 입성했다.

강민호가 삼성 라이온즈로 FA 이적하면서 주전 도약의 기회가 생겼다. 하지만 결과는 참담한 실패였다. 준비가 부족했다. 2018~2019년 총 412타석의 기회를 받았지만, 2년 연속 타율 1할2푼4리에 그쳤다. OPS(장타율+출루율)는 0.4를 밑돌았다. 수비에서도 도루 저지는 나쁘지 않았지만, 2년간 무려 73개의 폭투를 막지 못했다.

하지만 뜻하지 않은 부상이 터닝포인트가 됐다. 지난해 2월 호주 스프링캠프 도중 입은 왼쪽 손목 유구골(갈고리뼈) 부상 이후 투수로 깜짝 전향한 것. 나균안은 "포수를 포기했다는 게 한동안 정말 힘들었다"며 속상했던 속내도 내비쳤다. 하지만 나균안과의 인터뷰에서 포수 이야기가 빠질 수는 없는 노릇.


포수는 그라운드의 야전사령관이다. 자신을 포함해 9명 모두의 움직임을 보는 넓은 시야가 필수다. 반면 투수는 정반대다. 등 뒤의 팀원들을 믿고 타자에게 집중하는 역할이다. 나균안은 "포수할 때 내가 할 일이 너무 많았다. 포수들 마음을 나만큼 잘 아는 투수가 있겠나. 다른 선수들을 많이 챙겨주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포수들 보면 포수하던 시절 생각나고, 1군 시합 보면 '아 내가 저기 앉아있어야하는데' 생각했었다. '내 꿈을 다시 찾자, 내게 주어진 일을 하자'는 생각을 하면서 스스로를 다잡았다. 전엔 포수에 대한 미련을 버리려고 했다면, 지금은 아예 생각을 안한다. 투수 나균안에만 집중하고 있다."


투수로 전향한 나균안. 사진제공=롯데 자이언츠
나균안은 지난해 퓨처스리그에서 15경기에 등판, 65⅔이닝 동안 3승4패 평균자책점 3,29를 기록하며 롯데 투수진의 새로운 기대주로 떠올랐다. 140㎞가 넘는 직구에 투심 슬라이더 커브 체인지업까지, 다양한 변화구를 섞어 맞춰잡는 유형의 투수다. 포수 출신답게 안정된 커맨드를 지녔다는 평.

롯데 선발진은 댄 스트레일리-앤더슨 프랑코-박세웅까지 3선발은 확정, 이후 서준원 이승헌 노경은 등이 선발 경쟁중이다. 나균안 역시 김진욱-최영환과 함께 선발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나균안은 "불펜이든 선발이든 올해 1군에서 보게 될 것"이라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이제 마냥 어린 신인도 아니고, 가정도 생겼다. 포수 출신이라 타자의 생각이 잘 보이는 게 강점이고, 제구도 자신있다. 야구선수로 성공해서 날 응원해준 아내와 부모님, 장인장모님께 보답하고 싶다."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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