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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팀의 행복이 반드시 개인의 행복이 연결되는 건 아니다. 한정된 자리를 놓고 경쟁하는 제로섬 게임인 단체스포츠. 팀 전력이 강해진다는 건 누군가의 자리가 위협받는다는 이야기다.
하지만 시련은 인간을 강하게 한다. 이성규도 그랬다. 강점을 살리고 약점을 지우기 위해 겨우내 독하게 매달렸다. 타격 폼을 간결하게 만들어 정타를 늘리기 위해 타격폼을 수정중이다.
"레그킥 없애고 자세 낮췄습니다. 다리를 들고 치다보니 타이밍 맞추기가 힘들어서 지난 시즌 때 고민을 했는데 시즌 후 김용달 코치님과 함께 바꾸고 있습니다."
3일 대구 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의 연습경기. 5번 1루수로 선발 출전한 이성규는 0-0이던 2회말 1사 후 장쾌한 좌월 솔로홈런을 날렸다. 롯데 선발 박세웅의 몸쪽 149㎞ 빠른 공을 벼락같이 당겨 왼쪽 담장을 넘겼다. 외야 관중석 상단에 떨어지는 비거리 115m짜리 대형 홈런. 삼성의 연습경기 마수걸이 포였다. 이성규는 "첫 홈런이지만 큰 의미를 부여하지는 않는다"며 담담해 했다.
경기 중 아찔한 장면도 있었다.
1-2로 뒤지던 7회초. 1사 2루에서 롯데 나승엽의 강습 땅볼을 다시 잡은 장필준의 악송구를 받는 과정에서 타자주자와 동선이 겹치며 충돌했다.
트레이너들이 뛰어나왔고 이성규는 바로 최영진으로 교체됐다. 왼쪽 팔뚝 타박상. 벤치로 물러난 이성규는 아이싱을 하며 휴식을 취했다. 다행히 추가 검진을 받을 정도로 심각한 부상은 아니었다. 경기 후 "아직 불편한 감"이 있다는 이성규는 "충돌 전까지는 몸 상태를 괜찮게 유지했다"며 살짝 걱정스러운 모습.
빡빡해진 환경 변화에 대해 "어차피 주전이라 생각하지 않았다. 어떻게 하면 삼아남을 지 생각하면서 수비와 타격 훈련을 하고 있다"며 생존에 포커스를 맞췄다.
이성규가 험난해진 환경 도전을 멋진 응전으로 극복하며 명실상부한 라이온즈 신 거포로 우뚝 설 수 있을까. 준비는 잘 돼있다. 출발도 산뜻하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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