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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조금은 의아했다. 헛스윙 삼진보다 루킹 삼진이 차라리 낫다는 말은 언뜻 들었을 때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이었다.
류 감독은 그것을 염려해 몇 번이나 조심스럽다고 하면서도 선수들과 소통을 했고, 이를 취재진에게도 상세하게 설명했다.
류 감독은 1차전서 루킹 삼진을 당한 정주현과 이영빈에 대해 괜찮다고 했다. 오히려 박수를 쳐줬다고도 했다. 보통은 타자가 루킹 삼진을 당한 것은 공격적이지 못한 자세라고 인식되기도 한다. 2스트라이크 이후엔 스트라이크 비슷한 공에 스윙을 해야한다는 생각이 대부분의 야구인과 야구팬의 머릿속에 자리를 잡고 있다.
류 감독은 출루율을 올릴 수 있는 방법을 생각하다가 LG 타자들이 풀카운트에서 헛스윙 삼진이 많다는 것에 자신이 가지고 있던 소신을 선수들에게 말했다. 류 감독은 "풀카운트에서 삼진을 당한 데이터를 봤더니 헛스윙 삼진이 80%였고, 루킹 삼진이 20%였다"면서 "자신만의 존에 맞게 판단을 한다면 헛스윙이 줄어들 수 있고 출루율을 높일 수도 있다"라고 했다.
류 감독은 "야구계에서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것과 다를 수 있는 부분이라 선수들에게도 몇차례 조심스럽다라고 말하면서 설명을 했었다"라며 "자신만의 스트라이크 존을 정립한다면 더 좋은 타격을 할 수 있다. 2스트라이크라고 비슷한 공에 방망이를 내다보면 오히려 자신의 존이 흔들릴 수 있다"라고 했다.
공교롭게도 3일 경기서 풀카운트 승부가 몇차례 나왔는데 스윙을 하지 않아 볼넷을 얻은 장면이 있었다. 2회말 2사후 6번 최민창이 NC 선발 드류 루친스키와 풀카운트 승부 끝에 6구째 공에 배트를 내지 않았다. 낮은 스트라이크존 근처로 온 공이었는데 주심의 손이 올라갈 수도 있는 좋은 공이었다. 결과는 볼. 이어 7번 이영빈도 풀카운트에서 또 한번 낮은 공에 배트를 내지 않았고 또 한번 볼넷으로 출루했다. 두번 모두 심판에 따라 스트라이크로 판정될 수 있는 공이었다.
류 감독은 만약 자신만의 스트라이크 존에서 벗어났다고 판단해 기다렸다가 루킹 삼진을 당한 것에 대해 선수들에게 부담이나 스트레스를 주지 않겠다고 공언했다. "박수를 치고 격려해줄 것"이라고도 했다. 실제 경기에서 그런 상황은 자주 발생할 수 있다. 특히 경기의 중요한 상황에서의 루킹 삼진은 뼈아플 수 있다. 그럴 때도 류 감독이 박수를 친다면 팬들도 그 선수에게 비난 보다 격려를 해주는게 좋지 않을까.
창원=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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