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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줌인]헛스윙보다 루킹 삼진이 괜찮다? 류지현 감독이 조심스럽다고 한 이유

권인하 기자

기사입력 2021-03-04 07:11


3일 창원NC파크에서 NC 다이노스와 LG 트윈스의 연습경기가 열렸다. 6회 2사 2, 3루에서 박재욱이 초구를 힘차게 돌렸으나 아웃됐다. LG 류지현 감독이 박재욱과 하이파이브를 나누고 있다. 창원=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21.03.03/

[창원=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조금은 의아했다. 헛스윙 삼진보다 루킹 삼진이 차라리 낫다는 말은 언뜻 들었을 때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이었다.

LG 트윈스 류지현 감독은 3일 창원NC파크에서 열린 NC 다이노스와의 두번째 연습경기를 앞두고 전날 첫 경기서 승리한 뒤 선수들에게 칭찬했던 내용을 말하면서 몇번이나 "조심스럽다"라고 했었다. 자칫 그동안 야구계의 일반적인 통념을 깨는 것으로 들릴 수 있었기 때문이다.

감독이 선수들에게 원하는 것이라면 선수는 웬만하면 그 말을 따라야 한다. 그런데 그것이 선수들의 마음에 와닿지 않으면 공염불이 될 수 있다.

류 감독은 그것을 염려해 몇 번이나 조심스럽다고 하면서도 선수들과 소통을 했고, 이를 취재진에게도 상세하게 설명했다.

류 감독은 1차전서 루킹 삼진을 당한 정주현과 이영빈에 대해 괜찮다고 했다. 오히려 박수를 쳐줬다고도 했다. 보통은 타자가 루킹 삼진을 당한 것은 공격적이지 못한 자세라고 인식되기도 한다. 2스트라이크 이후엔 스트라이크 비슷한 공에 스윙을 해야한다는 생각이 대부분의 야구인과 야구팬의 머릿속에 자리를 잡고 있다.

류 감독 역시 무조건 루킹 삼진을 당해도 된다는 것은 아니다. 스트라이크로 오는 공은 당연히 스윙을 해야 한다. 문제는 스트라이크와 볼의 구분이 모호할 때다. 포수가 공을 받았을 때 주심에 따라 손이 올라가기도 하고 안올라갈 수도 있는 공일 때 스윙을 해야 하느냐 말아야 하느냐가 문제. 대부분은 그럴 땐 스윙을 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류 감독은 타자가 생각한 스트라이크존이 아니라면 스윙을 하지 않아도 되고 그것이 루킹 삼진이 되더라도 그 결과에 대해 스트레스를 주지 않겠다고 했다.

류 감독은 출루율을 올릴 수 있는 방법을 생각하다가 LG 타자들이 풀카운트에서 헛스윙 삼진이 많다는 것에 자신이 가지고 있던 소신을 선수들에게 말했다. 류 감독은 "풀카운트에서 삼진을 당한 데이터를 봤더니 헛스윙 삼진이 80%였고, 루킹 삼진이 20%였다"면서 "자신만의 존에 맞게 판단을 한다면 헛스윙이 줄어들 수 있고 출루율을 높일 수도 있다"라고 했다.

류 감독은 "야구계에서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것과 다를 수 있는 부분이라 선수들에게도 몇차례 조심스럽다라고 말하면서 설명을 했었다"라며 "자신만의 스트라이크 존을 정립한다면 더 좋은 타격을 할 수 있다. 2스트라이크라고 비슷한 공에 방망이를 내다보면 오히려 자신의 존이 흔들릴 수 있다"라고 했다.


공교롭게도 3일 경기서 풀카운트 승부가 몇차례 나왔는데 스윙을 하지 않아 볼넷을 얻은 장면이 있었다. 2회말 2사후 6번 최민창이 NC 선발 드류 루친스키와 풀카운트 승부 끝에 6구째 공에 배트를 내지 않았다. 낮은 스트라이크존 근처로 온 공이었는데 주심의 손이 올라갈 수도 있는 좋은 공이었다. 결과는 볼. 이어 7번 이영빈도 풀카운트에서 또 한번 낮은 공에 배트를 내지 않았고 또 한번 볼넷으로 출루했다. 두번 모두 심판에 따라 스트라이크로 판정될 수 있는 공이었다.

류 감독은 만약 자신만의 스트라이크 존에서 벗어났다고 판단해 기다렸다가 루킹 삼진을 당한 것에 대해 선수들에게 부담이나 스트레스를 주지 않겠다고 공언했다. "박수를 치고 격려해줄 것"이라고도 했다. 실제 경기에서 그런 상황은 자주 발생할 수 있다. 특히 경기의 중요한 상황에서의 루킹 삼진은 뼈아플 수 있다. 그럴 때도 류 감독이 박수를 친다면 팬들도 그 선수에게 비난 보다 격려를 해주는게 좋지 않을까.
창원=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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