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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핫포커스]정주현에게까지? 한화의 '닥치고' 시프트의 전말

권인하 기자

기사입력 2021-03-21 14:19


한화 이글스 내야수들이 타자에 따라 수비시프트를 달리해 눈길을 끌었다. 2회초 LG 4번 라모스 타석 때 한화 선수들이 수비 시프트를 하고 있다. 대전=권인하 기자

한화 이글스 내야수들이 타자에 따라 수비시프트를 달리해 눈길을 끌었다. 2회초 LG 5번 채은성 타석 때 한화 선수들이 수비 시프트를 하고 있다. 대전=권인하 기자

한화 이글스 내야수들이 타자에 따라 수비시프트를 달리해 눈길을 끌었다. 2회초 LG 8번 정주현 타석 때 한화 선수들이 수비 시프트를 하고 있다. 대전=권인하 기자

[대전=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한화 이글스의 수비가 달라졌다. 비록 시범경기라고 해도 너무 실험적인 수비 시프트를 펼쳤다.

한화는 21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LG 트윈스와 2021시즌 첫 시범경기를 치렀다. 이날 한화 선발 라이언 카펜터의 피칭이나 타자들의 타격 등 주목할게 많았지만 가장 눈에 띈 것은 수비 시프트였다.

수베로 감독이 이미 올시즌 수비 시프트를 많이 할 것이라고 공언을 한 터였지만 모든 타자를 상대로 수비 시프트를 하는 파격적인 모습을 보인 것.

그동안 KBO리그에서는 KIA 타이거즈 최형우나 두산 베어스 김재환 등 강한 좌타자를 상대로 내야수 3명을 1-2루간에 배치하는 시프트를 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런데 한화는 이날 LG 타자들에게 같은 시프트를 쓰지 않았다. 1번 이천웅부터 9번 오지환까지 타자마다 수비수들의 위치가 달랐다. 라모스의 타석 때는 유격수만 제 위치를 지키고 3루수가 2루쪽에 가서 수비를 했는데 오지환의 경우는 3루수와 유격수가 제 위치를 지키고 2루수만 조금 더 깊게 수비를 했다.

좌타자 뿐만 아니라 우타자에게도 모두 시프트를 거는 것이 눈에 띄었다. 채은성이나 양석환이 타석에 섰을 때 유격수가 깊은 위치로 가고 2루수가 2루 근처로 이동했다. 1루수도 1루 근처가 아니라 2루수 자리에 서서 수비를 하는 모습이었다. 타자들의 타구 방향 데이터를 근거로 많이 오는 쪽으로 수비수를 위치시킨 것으로 보였다.

이것 만이 아니다. 주자가 있을 때도 시프트가 들어갔고, 한 타자를 상대하면서도 볼 카운트에 따라 시프트를 다르게 썼다. 3회초 이천웅 타석 때는 볼카운트 3B1S가 되자 3루수와 유격수 2루수가 모두 우측으로 많이 이동했다. 타자에게 유리한 카운트라 강하게 당겨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한 시프트였다. 5구째 이천웅이 친 것이 파울이 돼 풀카운트가 되자 수비수들은 다시 원위치로 돌아와 수비를 했다.

라모스의 타석 때는 유격수인 하주석이 1-2루간 깊숙한 곳으로 이동했고, 3루수 노시환이 유격수 위치에서 수비를 했다.


상대 타자가 가장 많이 치는 쪽에 가장 잘 하는 수비수를 세운다는 수베로 감독의 생각에 따른 것이라고.

LG는 2회까지 한화 선발 카펜터의 공에 속수무책으로 당했다. 8명의 타자가 안타 1개, 볼넷 1개를 기록했고 6개의 아웃카운트 중 5개가 삼진이었고 1개의 외야플라이가 있었다. 공교롭게도 내야로 굴러간 타구는 하나도 없었다. 타자들이 수비 시프트에 조금 당황했을 가능성이 있다. 아무래도 김현수나 라모스를 제외하고는 자신의 타석에 수비 시프트가 잘 걸리지 않는데 극단적인 시프트가 오자 그것을 이겨내고자 더 강하게 치려했을 가능성이 있다.

LG 는 4회초 2사 1루서 양석환이 수비 시프트를 뚫는 안타를 만들었다. 수비수 3명이 3-2루간에 있었지만 양석환이 당겨친 타구에 유격수 하주석이 다이빙캐치를 시도했지만 타구가 좌익수쪽으로 빠르게 굴러갔다.

한화의 수비 시프트가 정규시즌에도 모든 타자를 상대로 디테일하게 들어갈지는 알 수 없다. 일단 모든 타자로 한다는 것 자체가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온다.
대전=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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