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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한화 이글스의 수비가 달라졌다. 비록 시범경기라고 해도 너무 실험적인 수비 시프트를 펼쳤다.
그동안 KBO리그에서는 KIA 타이거즈 최형우나 두산 베어스 김재환 등 강한 좌타자를 상대로 내야수 3명을 1-2루간에 배치하는 시프트를 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런데 한화는 이날 LG 타자들에게 같은 시프트를 쓰지 않았다. 1번 이천웅부터 9번 오지환까지 타자마다 수비수들의 위치가 달랐다. 라모스의 타석 때는 유격수만 제 위치를 지키고 3루수가 2루쪽에 가서 수비를 했는데 오지환의 경우는 3루수와 유격수가 제 위치를 지키고 2루수만 조금 더 깊게 수비를 했다.
이것 만이 아니다. 주자가 있을 때도 시프트가 들어갔고, 한 타자를 상대하면서도 볼 카운트에 따라 시프트를 다르게 썼다. 3회초 이천웅 타석 때는 볼카운트 3B1S가 되자 3루수와 유격수 2루수가 모두 우측으로 많이 이동했다. 타자에게 유리한 카운트라 강하게 당겨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한 시프트였다. 5구째 이천웅이 친 것이 파울이 돼 풀카운트가 되자 수비수들은 다시 원위치로 돌아와 수비를 했다.
라모스의 타석 때는 유격수인 하주석이 1-2루간 깊숙한 곳으로 이동했고, 3루수 노시환이 유격수 위치에서 수비를 했다.
상대 타자가 가장 많이 치는 쪽에 가장 잘 하는 수비수를 세운다는 수베로 감독의 생각에 따른 것이라고.
LG는 2회까지 한화 선발 카펜터의 공에 속수무책으로 당했다. 8명의 타자가 안타 1개, 볼넷 1개를 기록했고 6개의 아웃카운트 중 5개가 삼진이었고 1개의 외야플라이가 있었다. 공교롭게도 내야로 굴러간 타구는 하나도 없었다. 타자들이 수비 시프트에 조금 당황했을 가능성이 있다. 아무래도 김현수나 라모스를 제외하고는 자신의 타석에 수비 시프트가 잘 걸리지 않는데 극단적인 시프트가 오자 그것을 이겨내고자 더 강하게 치려했을 가능성이 있다.
LG 는 4회초 2사 1루서 양석환이 수비 시프트를 뚫는 안타를 만들었다. 수비수 3명이 3-2루간에 있었지만 양석환이 당겨친 타구에 유격수 하주석이 다이빙캐치를 시도했지만 타구가 좌익수쪽으로 빠르게 굴러갔다.
한화의 수비 시프트가 정규시즌에도 모든 타자를 상대로 디테일하게 들어갈지는 알 수 없다. 일단 모든 타자로 한다는 것 자체가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온다.
대전=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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