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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 또 왼손타자다.
2000안타를 치려면 200안타를 15년간 치거나 150안타를 20년간 쳐야 한다. 타격 천재나 다름없다. 그러하면 왼손 타자가 오른손 타자보다 타격 능력이 더 뛰어난 걸까. 아니면 그만큼 선수 생활을 오래할 수 있는 특별한 노하우가 있던 걸까.
이 질문을 현장 감독들과 해설위원들에게 끊임없이 던졌지만 명확한 설명을 해 준 사람은 아직 없다. 가장 일반적인 설명은 우투수를 상대로 좌타자가 우타자보다 강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좌타자가 우투수에 강하고 우타자는 좌투수에 강하다는 게 야구에선 정설이다. 현실에선 우투수가 좌투수보다 훨씬 많다. 다시 말해 좌타자들이 타율을 높일 수 있는 기회가 우타자들보다 많다는 것이다.
이런 이유로 아마추어 야구에선 오래 전부터 오른손잡이가 좌타자로 '억지' 변신하는 경우가 많아졌다. 타고난대로 자연스럽게 치는 게 아니라 미래의 프로야구 무대에 대비해 신체를 좌타석에 맞추는 것이다. 2000년 이후 '우투좌타' 유형의 타자가 크게 늘어나난 건 이와 무관치 않다.
현역 타자들 중 롯데 자이언츠 손아섭, 키움 히어로즈 서건창 이정후, LG 트윈스 김현수, 삼성 라이온즈 구자욱, KT 위즈 강백호, SSG 랜더스 최주환, NC 다이노스 박민우 등 내로라하는 타자들을 보면 대개 우투좌타다. 이들 대부분이 아마추어 때 우타에서 좌타로 억지 변신한 케이스다.
하지만 메이저리그는 상황이 좀 다르다. 통산 3000안타를 친 타자 32명의 유형을 보니 우타자가 17명, 좌타자가 13명, 스위치 타자 2명이었다. 우타자가 많았다. 통산 2000안타로 범위를 넓혀도 288명 중 우타자가 138명으로 가장 많고, 좌타자가 117명, 스위치타자가 33명이다. 1500안타 이상을 친 현역 타자들을 따져도 우타자가 11명, 좌타자는 4명, 스위치타자는 1명으로 우타자가 압도적이다. 그러나 미국에서도 어릴 때 오른손잡이가 좌타자로 변신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고 한다. 이 통계에 변화가 생길 지도 모를 일이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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