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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시즌 초반부터 한화 이글스 타선의 널뛰기가 계속되고 있다.
어쩌면 당연한 결과일지도 모른다. 한화는 지난해 팀 타율(2할4푼5리), 팀 OPS(출루율+장타율·0.658), 팀 홈런(79홈런) 모두 꼴찌였다. 유일하게 두 자릿수 팀 홈런에 머문 팀이었다. 다수의 베테랑이 팀을 떠났고, 젊은 선수들이 빈자리를 채웠다. 분위기를 타면 걷잡을 수 없이 타오르지만, 실마리를 잡지 못할 땐 꼴찌 시절의 자신감 결여, 경험 부족이 여실히 드러나고 있다.
최근 한화를 상대하는 팀 배터리들은 빠르고 과감한 볼 배합에 초점을 맞추는 눈치. 한화 타자들이 제각각 설정한 존 이외의 공에 방망이를 내밀지 않는다는 점을 역이용해 배팅 코스를 피하는 존을 집중 공략하고 있다. 경기 수가 거듭되면서 타선의 침체가 길어지는 이유 중 하나로 꼽힌다.
지난 20경기를 돌아보면 한화 타선이 조금씩 바뀌고 있다는 지표가 하나둘씩 보이고 있다. 2020시즌 20경기를 소화한 시점에서 한화 타선은 167안타(13홈런)를 만들었음에도 70타점 73득점에 그쳤다. 병살타(20개)가 경기당 1개꼴로 나왔고, 볼넷(49개)도 경기당 2개를 간신히 넘겼다. 출루율도 0.311에 그쳤다. 그러나 올 시즌 20경기를 치른 현재 한화는 161안타(11홈런)로 지난해보다 안타 수가 줄었음에도 89타점 97득점을 만들어냈다. 병살타(16개)가 하락한 반면, 볼넷(82개)과 출루율(0.332)은 상승했다. 아직 시즌 초반이지만 카를로스 수베로 감독이 강조해온 출루율 상승과 효율적 득점이 자리를 잡아가고 있음을 볼 수 있는 대목이다.
한화는 빅리그 스타들을 키워낸 '타격 장인' 조니 워싱턴 코치가 타자들을 이끌고 있다. 하지만 그가 부임한 이후에도 한화 타선이 극적으로 반등할 것으로 내다본 이는 많지 않았다. 여전히 설익은 미완의 대기가 즐비한 한화의 여건상, 시즌을 거치며 숱한 시행착오를 거쳐야 비로소 가능성을 드러낼 것으로 전망됐다.
수베로 감독은 "선수들이 하루아침에 바뀔 순 없다. 우리 모두 과정을 밟아가고 있다"며 긴 싸움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면서도 "계속 자신감을 심어주다 보면 그 과정 끝에 선수가 재능을 꽃피우는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금의 한화는 눈앞의 결과가 아닌 변화에 대한 확신과 신념을 갖고 스스로 길을 개척해 나아가는 모습을 바라보고 있다. '1군 타자' 타이틀을 짊어진 선수들이 곱씹어야 할 부분이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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