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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말 그대로 딜레마다. 시간은 없는데, 현장에서는 피로가 쌓인다. 슬기로운 해결 방안은 있을까.
가장 어려운 부분은 단연 체력 관리다. 아직 본격적인 여름이 시작되지 않았지만 경기 일정이 꼬이면서 선수들의 스케줄도 들쭉날쭉이다. 17일 월요일 경기를 치르는 팀들은 곧바로 18일 경기를 준비해야 한다. 홈 경기가 예정된 팀들은 이튿날 오전 일찍 야구장에 출근해야 하고, 원정 경기가 예정된 팀들은 17일 밤 늦게 지역을 이동해야 한다는 부담이 있다. 여기에 18일 야간 경기를 치르면 '부처님 오신 날'인 19일에는 다시 낮 2시 경기를 해야 한다.
선수들도 '무한 대기' 모드다. 이동일을 제외하면 더블헤더를 치러야 하기 때문이다. 더블헤더 1차전이 취소된다고 해도, 2차전 진행 여부를 결정하기까지 다시 3~4시간이 더 필요하다. 홈팀은 홈팀대로 야구장에서 대기하는 시간이 길고, 원정팀은 숙소와 경기장 사이에서 갈팔질팡해야 한다.
현장에서 가장 우려하는 것은 투수들의 로테이션이 꼬인다는 사실이다. 2주 연속 주말마다 정상 진행이 힘들어지면서 선발 로테이션이 엉킨 팀들이 많다. 대체 선발을 부랴부랴 구하기도 했다. 7일 경기에 이어 8일 더블헤더 1차전이 취소된 후 실제로 선발 투수들이 부진하기도 했다. KIA 타이거즈 맷 윌리엄스 감독은 "전날 몸을 다 풀고 나서 경기가 취소되면서 다음날 다시 선발 등판한 애런 브룩스가 영향을 받은 것 같다"고 이야기했고, 상대팀인 두산 베어스 역시 최원준이 이틀 연속 대기 끝에 등판하면서 부진을 면치 못했다. 불펜 투수들도 하루에 2경기씩 치르면서 타이트한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하지만 현장에서 불평불만을 터뜨리기도 힘든 분위기다. KBO는 지난해 코로나19 펜데믹으로 개막이 한달 가까이 미뤄지면서, 144경기를 모두 소화하기 위해 더블헤더, 서스펜디드 경기, 월요일 경기를 편성했다. 이 특별 규정은 올해도 유지됐다. 7월부터 시작되는 도쿄올림픽 휴식기를 감안한 결정이다. 현장 코칭스태프와 선수단도 이런 사실을 알고있기 때문에 힘들어도 참는 분위기다. 하지만 이런 일정이 계속 이어지고, 날씨 불운이 겹치면 일정이 꼬이면서 부상과 체력에 대한 부담감이 눈덩이처럼 불어난다는 고민에 빠질 수밖에 없다.
만약 도쿄올림픽 개최가 취소된다면 후반기 일정 조정이나 특별 규정을 손질할 수 있는 가능성이 생긴다. 그러나 올림픽 강행 분위기가 이어지면 변화를 기대하기는 힘들다. 2시즌 연속 숨가쁜 일정이 진행되고 있다.
인천=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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