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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홈런을 친 자기 팀 선수를 비판하는 감독이 있을까. 놀랍게도 있다.
라루사 감독이 지적한 메르세데스의 '실수'는 마지막 타석에서 벌어졌다. 메르세데스는 9회초 2사 후 주자 없는 상황에서 타석에 들어섰다. 점수차가 크게 벌어지자 미네소타는 포수 겸 내야수(유틸리티)인 윌리안스 아스투디요를 마운드에 올린 상황. 메르세데스는 볼카운트 3-0에서 아스투디요의 공을 통타, 담장을 넘겼다.
이에 대해 라루사 감독은 "우리 가족(동업자) 내에서 그가 견뎌야(endure) 할 일이 있을 것"이라면서 "메르세데스는 '난 내 방식대로 플레이한다(I play my game)'고 한다. 그래선 안된다. MLB의 방식대로 야구를, 상대방을, 사인을 존중하며 뛰어야한다. 그게 스포츠맨십"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미네소타 측에 내가 따로 사과했다. 메르세데스도 다시는 이런 일이 없어야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이날 발언에 대해 현지에서는 "77세 노장이 신인왕 후보를 위협하고 있다"며 강도높은 비판이 쏟아졌다. MLB네트워크 칼럼니스트 존 헤이먼은 "진짜 옛날 사람다운 생각(reallllllly old school thinking)이다. 메르세데스는 잘못한게 전혀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고, ESPN 칼럼니스트 제프 파산도 "라루사가 정말 놀랄만한 실수를 저질렀다"고 거들었다. 화이트삭스 레전드인 프랭크 토마스 역시 "전혀 문제될 일이 아니다"라고 메르세데스를 두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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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올해 라루사 감독의 눈에 들면서 인생 역전을 경험했다. 개막과 함께 8타석 연속 안타를 때리며 주목받았고, 올시즌 타율 3할6푼4리 6홈런 25타점, OPS(장타율+출루율) 0.984를 기록하며 유력한 신인왕 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상황.
하지만 메르세데스는 메이저리그의 불문율과 달리 홈런을 때린 후 거침없는 세리머니를 선보이는 선수이기도 하다. 그는 이날 경기 후 "난 앞으로도 내 방식대로 뛸 거다. 다른 사람이 아닌 '나'니까. 이런 생각을 지지하는 동료들이 많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8월 17일에도 비슷한 해프닝이 있었다.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샌디에이고 파드리스)가 경기 막판 3볼에서 타격, 만루홈런을 때린 것. 상대팀 텍사스 레인저스의 크리스 우드워드 감독이 펄쩍 뛰며 항의했고, 당시 타티스 주니어는 텍사스에 사과한 바 있다. 경기 후 제이스 팅글러 샌디에이고 감독 역시 타티스 주니어를 비판했었다.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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