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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 '세월 앞에 장사 없다'고 했다. 스포츠에서 흔히 하는 말이다.
하지만 2021년 장원준은 선발투수가 아니다. 1군에 몸담고 있지만, 예전 만큼 주목받지는 못한다. 두산 김태형 감독은 "원준이가 중간에서 원포인트로 너무 잘 해주고 있다. 왼손 타자가 나오면 무조건 들어가야 한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올시즌 14경기에서 1패, 2홀드, 평균자책점 3.72를 기록 중이다. 지난 1일 NC 다이노스전에서는 3-3이던 8회말 등판해 좌타자 나성범을 1루수 땅볼로 처리한 뒤 박치국에게 마운드를 넘겼다. 2일 NC전서도 나성범을 만났는데, 이번에는 우전안타를 허용했다. 이른바 '좌완 스페셜리스트'다.
올해 장원준은 다시 중간계투를 맡았다. 4월 한 달간 퓨처스리그에서 컨디션을 끌어올린 뒤 4월 29일 1군에 올라 제 몫을 해주고 있는 것이다. 직구 구속은 140㎞가 채 안나오지만, 다양한 변화구와 제구력으로 존재감을 뽐낸다.
김 감독은 "사실 구속이 워낙 안나오니까 중간에서 베스트를 다해서 던지고 있는데 생각보다 컨디션이 굉장히 올라 있다"며 "구속은 안 나오지만 작년과 비교하면 잘 나오는 것이고, 공끝도 괜찮다"고 평가했다.
선발 시절 장원준의 단점은 1회 부진하다는 것이었다. 몸이 풀리는데 오랜 시간이 걸리는 스타일이었다. 하지만 올해는 그런 모습은 없다. 구원 보직에 적응됐다는 얘기다.
김 감독은 "우승할 때 원준이가 선발로 잘 해주고, 이현승이 마무리로 잘 해줬다"면서도 장원준의 선발 복귀에 대해서는 "본인한테 한 번 물어볼까"라는 말로 답을 대신했다. 그럴 상황이 아니라는 것이다.
두산은 현재 최원준 말고는 토종 선발진이 마땅치 않은 상황이다. 올해 깊은 부진에 빠진 유희관과 이영하를 대신해 곽 빈과 임시 선발들이 나서고 있지만 불안하기는 마찬가지다. 이영하는 3일 이천에서 한화 이글스를 상대로 선발등판하는데, 1군 복귀 시점을 타진할 수 있는 경기다. 심신을 추스르기 위해 지난달 30일 1군서 말소된 유희관 역시 돌아오면 선발이다.
아무리 급해도 장원준을 다시 선발로 쓸 분위기는 아니다.
창원=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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