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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우규민 오승환도 사람이었다.
우규민은 11일 대구 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NC 다이노스와의 시즌 6차전 8회에 등판했다. 3안타 2실점으로 4-4 동점을 내주며 시즌 2번째 블론 세이브를 기록했다. 설상가상 9회 등판한 수호신 오승환은 9회 2안타 1볼넷으로 5-4 역전을 내주면서 시즌 2패째를 떠안았다.
20승에 이어 30승 고지를 먼저 점령한 삼성. 확률을 따지며 가을야구의 희망을 부풀렸던 주역은 다름 아닌 우규민 오승환 필승조였다.
우규민은 56경기 중 절반 가까운 26경기에 출전해 25이닝을 소화했다. 그것도 매 경기 전력피칭이 요구되는 빠듯한 상황에서 투입됐다. 100% 힘을 쏟을 수 밖에 없었다. 삼십대 중반의 나이를 감안하면 매 경기 대기하다시피 하는 일정은 무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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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들어 최소 이틀에 한번, 10일, 11일에는 연투가 이어졌다. 전날 KIA전에 타이트 한 상황 속 2실점 했던 오승환은 이날도 노진혁에게 쐐기타를 맞고 고개를 떨궜다. 오승환 역시 절반 가까운 26경기에 출전 중이었다.
삼성 타선은 짜임새가 있을 지언정 화끈한 맛은 없다. 달아나야 할 때 확 달아나지는 못한다.
그러다 보니 어정쩡한 상황이 많았다. 적당히 앞서거나, 적당히 뒤지거나 하는 경기가 속출했다. 이래도 필승조, 저래도 필승조 출격이 불가피 했다. 가뜩이나 유일하게 불펜에서 긴 이닝을 소화할 수 있는 김대우는 임시 선발로 투입되고 있는 상황.
설상가상 2군에는 콜업할 투수가 전무하다.
허삼영 감독은 이날 경기에 앞서 "퓨처스리그에서 올라올 선수는 안타깝게도 없어 보인다"고 솔직하게 털어놓았다.
지원조가 난망한 가운데 매 경기 한 이닝씩 끊어 던지는 필승조 과부하가 눈덩이 처럼 커질 수 밖에 없는 상황. 결국 우려했던 우규민-오승환 조가 무릎을 꿇었다. 본격적인 여름 승부를 앞두고 살짝 우려를 낳고 있는 삼성 불펜진이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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