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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KT 이강철 감독과 키움 홍원기 감독이 전날 벌어졌던 일촉즉발 신경전을 쿨하게 받아들였다.
두 사령탑은 5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양 팀 간 시즌 8차전에 앞서 전날 데스파이네와 이용규 간 신경전과 관련한 질문을 받았다.
이강철 감독은 "선수끼리 할 수 있는 일이고, 또 선수들끼리 정리한 것 같다"며 "나는 일을 크게 안 만들기 위해 정리하러 나간 것"이라고 대수롭지 않은 해프닝으로 정리했다.
홍원기 감독 역시 "크게 말씀드릴 건 없다. 게임의 일부일 뿐이다. 게임을 하다 보면 오해의 소지가 있을 수 있고, 때론 충돌도 일어날 수 있다. 특별히 확대해석 하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데스파이네나 이용규 선수 모두 승부를 즐기고 강한 선수들이라 그런 부분에서 이해를 하고 싶다"고 관대하게 해석했다.
홍원기 감독은 두 선수 간 신경전 직후 이닝에서 나온 조용호 사구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한현희의 2구째 빠른 공이 정강이 쪽을 스쳐 맞으면서 양 팀 벤치의 긴장감이 고조된 바 있다. 홍 감독은 "선수 본인들만 알고 있는 문제라, 제가 언급할 건 아닌 것 같다"며 벤치 차원의 대응이 아니었음을 분명히 했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다만, 이날 선발이던 데스파이네가 '힘든 상황'이었음을 설명했다.
이강철 감독은 "어제는 허리가 안 좋아서 처음부터 바꾸려고 했다. 1회부터 구속이 안나와 (다음투수를) 준비 시켜야 하나 고민했다. 그런데 위기가 되니까 또 150㎞를 던지면서 버티더라. 8연전이라 중간투수를 많이 쓰기가 부담 스럽고해서 억지로 끌고 갔다"고 설명했다.
데스파이네로선 허리 통증으로 투구수가 늘어나는 데 대해 잔뜩 예민한 상태였던 셈.
이 감독은 "단지 용규놀이 때문만은 아니었다. 2구째 파울에 대한 타자 반응을 보고 기분이 나빴던 것 같다. 그 이후 승부가 길어져 버리니까 짜증이 더 났던 게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용규 스타일이야 우리야 워낙 잘 알지만 외인들은 잘 모를 수 있지 않느냐. 그런 면에서 서로 오해가 있었던 것 같다. 누구를 탓할 수는 없는 거 같다"고 말했다.
사건은 지난 4일 수원 KT-키움전 0-0이던 3회 초 2사 1, 2루 이용규 타석 때 벌어졌다.
이용규는 투스트라이크를 먼저 먹고도 집중력을 발휘하며 10구까지 가는 끈질긴 승부를 펼친 뒤 1루 땅볼을 날렸다. 아쉬움 속에 탄식하며 1루를 향하던 이용규 앞에서 덕아웃으로 향하던 데스파이네가 느닷없이 소리를 질렀다. 예상치 못한 큰 소리에 깜짝 놀란 이용규가 지나친 걸음을 멈추고 돌아섰다. 팔을 벌리며 항의 표시를 하는 이용규에 데스파이네가 맞서면서 거의 몸싸움 직전까지 갔다. 동료들이 뛰어나와 말리면서 상황은 일단락.
이 사건으로 순식간에 양 팀 벤치 분위기가 미묘해 졌다.
직후 이닝인 3회말 2사 후 키움 한현희의 2구째에 조용호가 다리를 맞았다. 빠른 공 2개가 연속으로 타자 몸쪽 아래쪽을 향했다.
이용규 처럼 커트를 잘하는 조용호에 날아든 사구. KT 벤치로선 고의성 있는 빈볼로 오해할 만한 상황이었다. 조용호의 항의 후 한현희는 바로 모자를 벗어 사과의 뜻을 전했지만 양 팀 선수들 일부가 나와 벤치클리어링 직전까지 가는 일촉즉발의 상황이 연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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