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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스포츠조선 김진회 기자] "오늘도 영상통화했어요."
임기영은 지난 16일 대구 삼성전에서 7이닝 2실점 쾌투로 85일 만에 시즌 3승을 챙긴 뒤 양현종의 조언을 공개했다. 임기영은 "현종이 형과 오늘도 영상통화를 했다. 현종이 형이 미국으로 간 뒤 자주 영상통화를 하는 것 같다"고 했다.
그러면서 "현종이 형에게 후반기에 안좋다고 얘기했는데 '너무 생각 많이 하지마라. 놀이터 같이 즐기면서 하라'는 조언 등 계속 좋은 얘기만 해준다. 본인도 힘든 상황인데 조금이라도 더 챙겨주려고 한다"며 고마움을 전했다.
양현종은 그렇게 후배들과의 끈을 놓지 않고 있었다. 미국에 갔다고 바로 끊어질 끈은 아니지만, 물리적 거리와 시간차 때문에 연락이 쉽지 않은 건 사실이다. 그러나 '메신저' 역할을 하는 임기영이 있기에 양현종은 그나마 동료들을 보면서 외로움을 달랠 수 있었다.
사실 양현종의 새 도전은 생각대로 풀리지 않았다. 자신이 원했던 '메이저리그 계약'도 아닌 '스플릿 계약(마이너리그 계약)이었고, 메이저리그 선수들이 모인 스프링캠프에 초청받은 이후 '택시 스쿼드'에서 동행하다 우여곡절 끝에 메이저리그에 콜업됐다. 4월 말 일본인 선발투수 아리하라 고헤이가 부진하지 않았다면, 양현종의 메이저리그 콜업은 더 늦어졌을 가능성이 높았다.
찾아온 기회도 잡지 못했다. 5월부터 선발로 전환된 뒤 4차례 선발등판했지만, 지난 5월 20일 뉴욕 양키스전 5⅓이닝 2실점으로 호투 외에는 부진했다. 프로의 세계, 특히 비즈니스가 철저한 메이저리그는 냉혹했다. 지나 6월 17일 마이너리그로 내려간 뒤 양도지명 절차를 밟아 6월 20일부터 트리플 A 마이너리거로 신분이 바뀌었다. 그리고 지난달 말 다시 콜업돼 메이저리그에서 공을 던지다 지난 16일 다시 양도지명됐다. 그리고 웨이버를 거쳐 텍사스 레인저스 산하 트리플 A 라운드락에서 남은 시즌을 치르게 됐다. 물론 메이저리그 콜업도 가능하지만, 이미 팀이 가을야구가 물건너간 상황이라 1년 계약이 눈앞에 온 양현종이 콜업 기회를 받을 가능성은 희박하다.
이런 와중에서도 양현종은 임기영은 물론 올 시즌 투타 밸런스가 붕괴된 KIA 동료들까지 챙기고 있었던 것이다. 대구=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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