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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보기드문 17세 프로야구 선수가 탄생했다. 2004년생. 아직 주민등록증도 나오지 않았다. 밝은 에너지를 뿜뿜하는 '핵인싸' 스타일. 한때 메이저리그 도전을 꿈꾸며 4개 국어까지 익힌 개성파다.
김서진은 초등학교 때부터 한번도 학교에 다닌 적이 없다. 홈스쿨링을 통해 검정고시로만 초중고 과정을 마쳤다. 야구팀은 초등학교 4~6학년 때 한 리틀야구와 독립야구단(1년) 생활이 전부다. 거기서도 나이 제한(20세) 때문에 실전은 뛰지 못하고, 연습게임과 청백전, 훈련을 함께 했다.
그런데 유격수는 연계플레이가 중요한 포지션이다. 트라이아웃 당시 '유튜브로 야구를 배웠다'는 발언이 더 주목받은 이유다.
부산 태생 부모님 덕분에 모태 롯데팬으로 자라났다. "너 롯데 지명됐다"는 아버지의 전화에 심장이 덜덜 떨릴 만큼 좋았다고. 그는 "생각보다 많은 관심을 받아 당황스럽고 얼떨떨하고 감사합니다"라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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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편지에 대한 답은 받았을까. 김서진은 "마차도가 제 SNS를 찾아들어와서 '기다리겠다. 얼른 와라'라고 DM을 보냈더라고요"라며 웃었다.
드래프트 당시 김서진은 휴대폰도 없었다. 그는 "홈스쿨링을 하니까 굳이 필요없었죠"라며 웃었다. 이번에 숙소 들어오면서 임시로 하나 개통했다. 휴대폰 요금도 직접 낸다.
무엇보다 어떻게 훈련해왔는지가 궁금했다. 김서진은 "유튜브 훈련 영상 같은 걸 보고, 레슨장 코치님께 '이런 훈련을 하고 싶은데 도와달라' 해서 연습했어요"라고 설명했다.
메이저리그 테스트를 받던 중2 시절 포지션은 투수. 하지만 투수를 하기엔 신체적 성장이 여의치 않았고, 타자가 더 재미있었다. "강한 라인드라이브를 치는 타자"라는 자기 소개에선 자신감이 묻어났다.
우리말 포함 4개 국어를 하게 된 것도 미국 도전을 염두에 뒀기 때문이다. 메이저리그 영상을 보기 위해 어릴때부터 꾸준히 영어를 했고, 마이너리그에 중국과 남미 선수들이 많은 걸 보고 대화를 나눌 수 있을 만큼 중국어와 스페인어도 익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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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관계자는 "우리 팀엔 과학적인 육성 시스템이 있다. 잠재력이 큰 선수다. 좋은 선수로 만들어낼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다. 올해 17살이다. 5년 정도 육성해도 22살이니까, 나이도 큰 강점"이라고 설명했다. "김서진 같이 천진난만한 선수가 신나게 야구하는 모습이 다른 선수들에게도 꽤 자극이 될 것"이란 말도 덧붙였다.
독립리그와 달리 프로엔 나이 제한이 없다. 드래프트 신청(고졸 등) 자체가 프로에 뛸 자격이 있는 선수에게만 주어진다.
김서진은 "제 방에 훈련 루틴 같은 거 쫙 적혀있어요. 매일매일 그거 보면서 운동했죠"라고 설명했다. 매일매일 성실하게 훈련하면 성장하는 자신을 느낄 수 있다고. 혼자 고민하고 훈련했던 김서진은 이제 체계적인 도움을 받을 수 있게 됐다.
"처음엔 조금 어색했는데, 코치님들이 관심을 많이 주셔서 재미있게 생활하고 있어요. 목표요? 롯데팬이라면 한국시리즈 우승이죠! 모든 롯데 선수와 팬들이 하나된 현장에 함께 하고 싶습니다."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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