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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구속도 떨어지고 제구도 흔들렸다. 지난 2차전 불펜 등판이 무리가 된 게 분명했다. 결국 데이브 로버츠 감독의 조급함이 팀의 발목을 붙잡은 모양새다.
애틀랜타는 선발투수로 예정됐던 후아스카 이노아가 경기 준비 과정에서 갑작스런 어깨 부상을 당해 등판 무산은 물론 아예 시리즈 로스터에서 빠졌다. 결국 베테랑 불펜 게리 차베스가 오프너, 선발 출신 애덤 스마일리가 롱맨으로 나서는 불펜데이를 펼쳤다. 선발 무게감의 차이는 압도적이었다.
하지만 결과는 정반대였다. 이날 유리아스의 직구 구속은 92마일(약 148㎞) 안팎에 머물렀다. 때문에 평소에 잘 써먹던 몸쪽 높은 직구도, 우타자 바깥쪽에 뚝 떨어지는 체인징버도 잘 먹히지 않았다. 올시즌 185⅔이닝 동안 195삼진을 잡았던 유리아스는 이날 4회 비로소 첫 삼진을 잡는 등 5이닝 3K에 그쳤다. 애틀랜타 타자들의 방망이가 좀처럼 끌려나오지 않았다.
이날 유리아스는 2회초 에디 로사리오와 애덤 듀발에게 백투백 홈런을 얻어맞았다. 이어 3회초에는 프레디 프리먼에게 또 한방을 허용했다. 2사 후에는 로사리오에게 3루타, 작 피더슨에게 적시타를 얻어맞았다. 4회 또 로사리오에게 안타를 맞았고, 이를 듀발이 희생플라이로 불러들였다. 이들 중 듀발을 제외하면 모두 좌타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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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만큼 현재 다저스의 분위기가 팬들의 기대감마저 없애버린 상황이다. 트레버 바우어의 복귀가 요원하고, 클레이튼 커쇼의 노쇠화가 두드러지고, 슈어저는 어차피 또 FA가 된다. 지금 유리아스는 워커 뷸러와 함께 팀을 대표하는 선발투수이자 커쇼의 뒤를 이을 좌완 에이스였다. 지난해 팀의 월드시리즈 우승을 거들며 한층 더 큰 가능성을 드러냈다.
하지만 로버츠 감독은 그런 유리아스를, 디비전시리즈 5차전과 챔피언십시리즈 2차전에 거듭 등판시켰다. 그 결과가 오늘의 부진이다.
결국 월드시리즈 챔피언답지 않게 낮은 평가를 받고 있는 로버츠 감독의 시리즈 운영이 문제다. 지난 디비전시리즈 막판 굳이 슈어저를 불펜으로 기용한 나비효과가 챔피언십시리즈에도 나쁜 영향을 미친 것. 다저스는 22일 선발투수 없이 불펜만으로 애틀란타와의 최종전에 임해야한다. 그나마 대체 선발이자 롱맨 1순위인 토니 곤솔린도 오늘 2이닝을 소화하며 3안타 4실점으로 부진해 활용이 어렵다.
시즌 전, 트레이드 마감일, 심지어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에 1승 뒤진 와일드카드 진출이 확정됐을 때조차 다저스는 월드시리즈 우승 1순위 팀으로 꼽혔다. 그만큼 최강의 전력을 인정받았다는 의미다. 이제 와일드카드-디비전시리즈에 이어 또 벼랑끝에 몰렸다. 할 수 있는 건 총력전 뿐이다.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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