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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 히어로]1루서 홈까지 죽어라 뛰어 또 팀 살린 40살 베테랑 "솔직히 부상 걱정되지만... 하늘에 맡긴다"

권인하 기자

기사입력 2021-10-28 22:27


2021 KBO리그 NC 다이노스와 KT 위즈의 더블헤더 2차전 경기가 28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렸다. 7회말 1사 1루 KT 장성우의 1타점 동점 2루타때 1루주자 유한준이 홈으로 파고들어 세이프되고 있다. 수원=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21.10.28/

[수원=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40세의 베테랑이 죽어라고 뛰었다. 굳이 뛰지 않아도 됐겠지만 그는 동점을 향해 끝까지 뛰었다. 그렇게 만든 동점. 그게 KT 타선을 깨웠고, 승리로 만들었다.

KT 위즈는 28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NC 다이노스와의 더블헤더전에서 1승1무를 기록했다. 첫 경기에서 1대1 무승부를 기록했던 KT는 2차전에선 1-0으로 앞서다가 1-2로 역전을 당하며 끌려갔다. NC 2차전 선발이 김태경이었기에 손쉽게 잡을 수 있을 것으로 봤지만 1회말 김민혁과 강백호의 2루타 2개로 선취점을 뽑은 이후 5회까지 무득점으로 끌려다녔다.

1-2로 뒤진 상황에서 맞이한 운명의 7회말. 선두 유한준이 NC의 바뀐 세번째 투수 김진성으로부터 좌전안타를 친 뒤 6번 장성우의 중월 2루타때 1루에서 홈까지 전력질주해 2-2 동점을 만들었다. 신기하게도 침묵하던KT의 방망이가 이때부터 터지기 시작했다. 박경수가 좌익선상 안타로 3-2 역전을 했고, 곧이어 조용호의 안타와 대주자 송민섭의 2루 도루, 9번 심우준의 좌전안타로 1점을 더해 4-2로 달아났다.

유한준은 8회말 솔로포를 쏘아올려 쐐기점까지 뽑았다. 자신의 개인 통산 150번째 홈런이 팀에 필요한 순간 터졌다. 4타수 2안타 1타점 2득점.

이 승리로 KT는 삼성 라이온즈와 공동 1위가 되며 창단 첫 우승에 대한 희망을 품게 됐다.

경기후 만난 유한준은 "장성우의 타구를 봤을 때 못잡는 공이라고 생각해서 홈까지 무조건 뛴다고 생각했다"면서 "어떻게 해서든 득점을 해야한다고 생각했고, 판단이 잘돼서 충분히 살 것이라 생각했다"라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2021 KBO리그 NC 다이노스와 KT 위즈의 더블헤더 2차전 경기가 28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렸다. 8회말 KT 유한준이 솔로홈런을 치고 환호하고 있다. 수원=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21.10.28/
공교롭게도 유한준은 지난 24일 키움전에서도 혼신을 다한 헤드퍼스트 슬라이딩을 선보였고, 이후 타선이 터져 팀이 7대1로 승리하며 5연패에서 벗어난 적이 있다. 이날도 유한준의 주루플레이 이후 안타가 폭발했는데 유한준은 "내가 앞으로도 잘치고 출루해서 뛰어다녀야 할 것 같다"며 웃으며 "1위를 하면 며칠 더 쉴 수 있으니까 갖고 있는 체력을 다 쏟아부을 생각이다. 낵 뜀으로써 선수들에게 동기 부여가 된다면 열심히 뛸 생각이다"라고 말했다.

사실 만 40세의 나이로 헤드퍼스트 슬라이딩을 하고 1루에서 홈까지 전력질주를 하는 것은 부상의 위험이 따른다. 특히 시즌 막판 체력이 떨어졌을 땐 부상의 위험이 더 크다. 그래서 올시즌 종아리 부상으로 고생했던 유한준의 달리기가 더 의미있게 다가온다.

유한준은 "솔직한 얘기로 부상이 염려되기는 한다. 지금 다치면 큰 경기 쉽지 않다는 것도 알고 있다"면서 "이게 어떤 기분인지 잘 모르겠는데…. 올해 개인적으로 (FA)계약 마지막 해이기도 하고 팀이 1위 싸움을 하고 있어서 나 혼자 부상을 생각할 수 있는 여건이 안된다. 그냥 하늘에 맡기고 최선을 다할 생각이다"라고 말했다.
수원=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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