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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6년 만의 가을야구의 문을 연 삼성.
오승환은 9일 대구 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두산과의 플레이오프 1차전 3-4로 뒤진 9회초 2사 후 마운드에 올랐다. 1타자를 깔끔하게 막고 9회말 역전을 노리겠다는 복안.
하지만 삼성 벤치의 계산은 공 2개 만에 어긋나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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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의 상징을 통해 두산 타선을 누르고 좋은 흐름을 9회말 공격으로 가져가겠다는 뜻이었다. 실제 9회말 구자욱의 솔로포가 터졌다. 아쉬움이 컸던 대목이었다.
오승환 투입 이유는 하나가 더 있었다.
2차전을 위한 포석이기도 했다. 오승환은 특이하게도 오래 쉬면 구위가 떨어지는 유형의 투수다.
허 감독은 종종 오래 쉰 오승환을 비 세이브 상황에 투입하며 "공백이 길면 제 기량 나오지 않는 투수다. 감각 유지 차원에서 올렸다"고 설명하곤 했다.
그 말 그대로였다. 31일 KT와의 1위 결정전 이후 8일을 쉬고 나온 오승환의 공은 평소 그의 구위가 아니었다.
박세혁에게 홈런을 맞은 패스트볼은 141㎞에 불과했다. 패스트볼 최고 구속은 144㎞에 그쳤다. 슬라이더도 포크볼도 각도의 예리함도 떨어졌다.
불혹의 오승환은 연투도 마다하지 않는 투수. 연투 시 결과도 좋았다.
오승환은 시즌 막판 12경기 연속 세이브와 12경기 연속 무실점 행진 중이었다. 평균자책점을 1.92까지 떨어뜨렸다.
하지만 6일을 쉬고 등판한 10월30일 NC와의 시즌 최종전에서 김주원에게 솔로홈런을 허용했다. 그 바람에 1점 대 평균자책점을 유지하지 못하며 2.03으로 시즌을 마쳤다. 11-4로 크게 앞선 상황이라 나올 필요도 없었음을 감안하면 아쉬운 대목이었다.
긴 휴식 후 결과가 썩 좋지 않은 불혹의 마무리. 연투 상황이 될 2차전 부터는 정상 구위를 되찾을 거란 희망적인 전망 속에 애써 위안을 찾아야 할 것 같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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