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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야구는 투수놀음이라고 한다.
하지만 야구는 역시 예상을 거부하는 의외의 스포츠였다.
뷰캐넌(16승) 백정현(14승) 원태인(14승)의 44승 트리오가 건재한 삼성은 미란다와 로켓이 빠진, 그리고 불펜을 소모하고 올라온 두산의 통곡의 벽을 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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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로 시즌 중단과 올림픽 브레이크를 겪은 KBO리그는 올시즌 플레이오프를 기존의 5전3선승제에서 3전2선승제로 줄였다.
당초 단축 시리즈는 한국시리즈 진출을 노리던 삼성에 유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보였다. 마운드 체력 소모를 최소화한 채 실전 감각이 뚝 떨어졌을 정규 시즌 1위 KT를 만날 수 있었기 때문.
하지만 정작 1차전을 내주면서 단축 시리즈는 압박으로 작용하기 시작했다.
1차전이 끝나자마자 삼성 허삼영 감독은 "내일이 없는 경기를 해야할 것 같다. 백정현과 원태인을 묶어서 갈 생각"이라고 말했다. 벼랑 끝에 몰린 선수단도 초조함에서 벗어날 수 없었다.
선수들 사이에서도 "미라클 두산"이란 말이 나오기 시작했다. 허 감독은 "두산 필승조 투수가 나오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 대구로 가면 우리가 유리하다"며 경기 초반 리드를 강조했다. 하지만 바람과 달리 '오늘 지면 끝'이란 조바심이란 굴레에 갇힌 삼성 타선은 끝내 응답하지않았다. 결국 삼성은 3대11로 크게 패하며 2연패로 시리즈를 허무하게 내주고 말았다. 손 써볼 틈도 없었던 '광탈'이었다.
삼성은 단축 시리즈의 최대 희생양이, 두산은 최대 수혜자가 되는 순간이었다. 삼성의 가을은 너무나 짧았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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