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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척=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KT 위즈에 행운의 모자가 있었다. 그 모자를 쓰고 공을 던지면 팀이 이기고 승리투수가 됐다.
한국시리즈 우승 이전, 1위 결정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10월 30일 SSG 랜더스와의 시즌 최종전서 승리를 거두고 삼성 라이온즈와 동률을 기록한 KT는 인천에서 곧바로 대구로 내려가 31일 1위 결정전을 치렀다.
그런데 문제가 생겼다. 쿠에바스가 모자를 안가져 온 것. 쿠에바스는 급한대로 함께 다니는 통역의 모자를 빌려 쓰고 마운드에 올랐다. 괴력을 발휘했다. 99개의 공을 뿌리며 7이닝 무실점. 쿠에바스의 기적과 같은 피칭에 강백호의 결승타가 더해져 KT는 1대0의 승리를 거두고 극적으로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했다.
그리고 14일 한국시리즈 1차전. KT의 선발은 쿠에바스였다. 그가 쓰고 나온 모자는 당연하게도(?) 1위 결정전서 빌려쓴 모자였다. 쿠에바스는 1차전에서도 7⅔이닝 동안 1실점을 하며 팀의 4대2 승리를 이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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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얘기를 들은 이가 있었으니 2차전 선발 소형준. 소형준은 당연하게도(?) 그 모자를 빌려쓰고 2차전에 나섰다. 1회초 결정적인 위기에서 박경수의 다이빙캐치가 나오며 실점없이 넘어갔고, 이후 6회까지 무실점으로 막으며 KT 국내 선수 첫 한국시리즈 승리를 챙길 수 있었다.
'행운의 모자 빌려쓰기'가 더 이어지지는 않았다. 하지만 1위 결정전에 한국시리즈 1,2차전을 모두 이기게 해준 모자의 위력으로 KT는 우승이라는 큰 위업을 달성할 수 있었다.
그 모자는 현재 누구에게 있을까. 마지막으로 쓴 소형준이 가지고 있다고 한다.
고척=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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