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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다른 포지션이 가능할까? 생각했는데…나 자신을 과소평가 했던 것 같다. 막상 부딪혀보니 할만하더라."
1m84, 96kg의 당당한 체격. 김민수는 롯데 팬들이 꼽는 '거포 내야수 유망주'다. 일찌감치 병역은 해결한 상황. 김민수에겐 올해가 본격적인 1군 도전 첫 해였다.
총 224타석에 출전, 타율 2할4푼1리 3홈런 25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664를 기록했다. 기대치에 비해 다소 아쉬운 성적. 김민수는 "많이 배웠다"고 한해를 돌아봤다.
김민수에겐 남달리 아픈 기억으로 남은 장면도 있다. 5월 22일 두산 베어스전. 3루 대수비로 등장한 김민수는 10회말 유격수 쪽 깊숙한 땅볼을 전진하며 잡으려다 그자리에 데굴데굴 굴렀고, 이 타구는 끝내기 내야안타가 됐다. 롯데가 잠시나마 단독 꼴찌로 떨어진 순간이기도 했다.
김민수는 "데굴이라는 별명은 들어서 알고 있다"며 멋적어했다. 하지만 그는 후회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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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내기 패배가 되는 바람에 임팩트가 컸는데, 그 장면 몇번이고 돌려봤다. 물론 마차도가 아슬아슬하게 아웃을 잡아낼 수도 있었겠지만, 다시 봐도 마차도보다 내가 먼저 달려가서 잡는게 맞는 상황이라고 생각한다. 다시 그 순간으로 돌아가더라도 내가 가서 잡을 거다. 공격도 수비도 항상 적극적으로 임하려고 노력한다. 그땐 결과가 좋지 않았을 뿐이다."
김민수라는 이름은 같은팀내 외야수를 비롯해 KBO리그 전체에 5명이나 있다. 야구선수들의 개명 사례가 점점 많아지는 가운데, 롯데는 그 선두에 있는 팀이다. 하지만 김민수는 "부모님이 지어주신 이름인데, 개명을 진지하게 생각해본 적은 없다"며 웃었다.
김민수를 두 단어로 표현하자면, 자신감과 적극성이다. 야구에 임하는 김민수의 태도는 "지금 이 순간 후회할 짓은 하지 말자"는 것. 어린 시절 부모님을 졸라 야구를 처음 시작한 이래 벌써 10년이 넘게 흘렀지만, 그는 여전히 야구가 재미있다. 그라운드에서 뛰는 것 자체가 즐겁다. 더그아웃에서도 열정적인 응원이 돋보인다. 내년 목표는 부상 없이 풀타임을 소화하는 것.
"경기에 나가면 좋지만, 더그아웃에 있더라도 선수단의 일원으로 마음은 언제나 함께 뛴다. 그럴땐 함께 집중해주는 게 내가 할 일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다보니 자연스럽게 응원도 열심히 하는 것 같다. 의식적으로 으?X으?X 해야지 그런 생각을 한 적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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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비에서는 (글러브)핸들링 연습을 많이 했다. 1군 경기를 해보니 까다로운 타구를 잡을 때는 잡은 직후의 핸들링이 중요하다고 느꼈다. 타격에선 발사각을 높이려고 자신했다. 구체적으로 어떤 연습을 한다기보단, 공을 띄울 수 있는 포인트를 찾는 연습이다. 올해 장타는 좀 쳤는데, 내년에는 홈런을 뻥뻥 때리는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
이제 마차도의 자리를 메우는 막중한 임무를 부여받았다. 김민수는 "마무리캠프에서 아쉬운 점을 디테일하게 고치려고 노력했다. 내년엔 발전된 모습을 보여드리겠다"며 의지를 다졌다.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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