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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글렌)스파크맨의 컨디션, 멘털 매우 좋다. 지난 등판 이후 불펜피칭에서 조정을 거쳤다. 오늘 등판이 굉장히 기대된다."
KBO 역사상 '0아웃 n실점' 공동 2위 기록이다. 2008년 4월 1일 SK 와이번스 다윈 쿠비얀(7실점) 이후 두번째. 롯데만 따지면 2009년 김일엽(5실점)을 뛰어넘는 '신기록'을 세웠다.
더 큰 문제는 바로잡았다던 '멘털'에서 드러났다. 스파크맨이 첫 4실점을 하기까지 던진 공은 단 9구였다.
야구 감독들은 선발투수의 의무감과 책임감을 강조한다. 매경기 등판할지 안할지 모르는채로 대기하는 불펜투수들과 달리 선발투수는 4~5일에 한번 등판일이 정해져있다. 날짜에 맞춰 자신의 루틴을 진행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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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다못해 다음 투수가 대기할 시간이라도 벌어줘야한다. 너무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라 불펜에 대기하던 투수가 없었다. 코치진과 포수가 한차례 마운드에 올라 투수를 안정시키고자 했다.
하지만 스파크맨은 안타와 볼넷에 이어 몸에맞는볼까지 던지며 또다시 만루를 초래했다. 완전히 무너진 모습. 최고 구속은 시속 150㎞에 달했지만, 스트라이크가 15개, 볼이 14개로 사실상 1대1 비율이었고, 그나마도 그 차이에 눈에 확연히 드러났다. 전날 승리에 고무된데다 어린이날까지 맞이해 원정팀 객석을 가득 메운 롯데팬들 사이에선 탄식과 한숨이 쏟아졌다.
결국 서튼 감독은 서준원을 급하게 투입했다. 서준원은 전날 최 건의 부상에 이어 이틀 연속 갑자기 마운드에 올랐지만, 5회까지 3안타 무실점으로 버텨내는 책임감을 보여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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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롯데 외인 앤더슨 프랑코 역시 비슷한 경기가 있었다. 4월 17일 삼성 라이온즈전에서 ⅔이닝 8실점(4자책)으로 무너졌던 경기다.
스파크맨은 공은 빠르지만 가볍고 내성적이었던 프랑코에 비해 활달한 성격에 묵직함까지 갖춘 한수위의 선수로 평가됐다. 하지만 무너지는 모습도 한수 위였다.
롯데는 불펜 전환까지 시켜가며 시즌 끝까지 프랑코를 끌고 갔고, 그 결과 9승8패 1홀드 평균자책점 5.40이란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올해의 선택은 어느 쪽일까.
수원=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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