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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엽과는 달라' 불혹의 이대호, '투고타저+성담장'에도 새로운 전설 쓸까 [SC초점]

김영록 기자

기사입력 2022-05-17 08:58 | 최종수정 2022-05-17 09:31


40세의 이승엽(왼쪽)과 이대호. 스포츠조선DB

[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국민타자' 이승엽은 말년도 화려했다. 40세 시즌인 2016년 27홈런, 은퇴 시즌인 이듬해에는 24홈런을 쏘아올렸다.

올해 불혹. '조선의 4번' 이대호(40)도 은퇴전 마지막 시즌을 불사르고 있다. 37경기를 치른 올시즌 타율 3할7푼 5홈런 19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903의 맹타를 휘두르고 있다.

이대호는 올시즌 어떤 기록을 남길까. 리그 상황은 이승엽 때와 다르다. 이대호에게 웃어주지 않는다.

이승엽이 은퇴를 준비하던 시절은 KBO리그 타고투저 호황의 끝무렵이었다. 2016년 리그 팀평균 타율이 무려 2할9푼에 달한다.

이후 KBO리그는 2019년 이른바 '공인구 쇼크'를 맞이한다. 공인구 반발력이 떨어지면서 리그 전체 타격 성적이 하락한 것. 2019년 리그 평균 팀 타율은 2할6푼7리였다. 올시즌은 현재까지 2할4푼9리까지 내려앉은 상황.

롯데 구단은 지난 겨울 사직구장을 대규모로 리모델링했다. 홈플레이트를 당겨 중앙 담장 기준 120.5m까지 그라운드를 넓히고, 외야에 1.2m 철망펜스를 신설해 사상 초유의 6m 펜스를 구축했다. 두번째로 높은 고척돔(4m)의 1.5배에 달하는 최고 높이다. 이 또한 40대에 접어든 이대호에겐 만만찮은 변화다.

마지막 시즌인 만큼 마음을 독하게 먹고 훈련에 임했다. 얼굴부터 달라보일 만큼 다이어트를 하고, 최선을 다해 몸을 만들었다. 그 결과가 현재 타율 2위, 홈런 공동 9위, 출루율 8위(0.403) 장타율 8위(0.500) OPS 7위, 안타 2위(51개)의 호성적이다. 지난주 25타수 13안타, 멀티히트만 5경기를 몰아치며 단숨에 타율을 끌어올렸다.

14일 한화 이글스를 상대로 204일만의 멀티 홈런을 때리며 장타력도 증명했다. 이대호는 올시즌 사직에서 홈런 3개, 중앙담장 122m의 대전구장에서 2개를 치며 "잘 맞으면 넘어가게 되어있다"는 스스로의 호언장담을 현실에서 보여주고 있다.


14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KBO리그 한화와 롯데의 경기가 열렸다. 9회 롯데 이대호가 한화 장시환을 상대로 투런홈런을 날렸다. 그라운드를 돌고 있는 이대호. 대전=송정헌 기자songs@sportschosun.com/2022.05.14/

시즌 전만 해도 이대호의 타순은 5~6번으로 예정돼있었다. 하지만 외국인 타자 피터스를 비롯한 타선 전반의 부진에 따라 타순 조정이 이뤄진 결과, 이대호는 5월 들어 4번타자에 고정적으로 출전 중이다.

이대호는 최전성기 5년을 일본과 미국에서 보냈다. 그럼에도 3차례나 KBO 타격왕을 차지했다. 트리플 크라운을 차지한 2006년과 2010년, 그리고 미국에 가기전 마지막 해였던 2011년이다. 4번째 타격왕을 차지할 경우 장효조, 양준혁(이상 4회)와 동률을 이루게 된다.

현재까지 최고령 타격왕은 '적토마' 이병규 LG 트윈스 코치다. 1974년생인 그는 2013년, 타율 3할4푼8리를 기록하며 39세 나이로 타격왕을 차지한 바 있다. 이대호가 올해 타격왕을 차지할 경우 역대 최고령, 그리고 사상 첫 40대 타격왕으로 이름을 올린다.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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