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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등학생이었던 팬이 이제 아이를…" 22년 우정 '하이파이브' [SC 스토리]

이종서 기자

기사입력 2022-06-06 02:22 | 최종수정 2022-06-06 19:23


홍원기 키움 감독 생일&100승 축하 커피차. 고척=이종서 기자 bellstop@sportschosun.com

[스포츠조선 이종서 기자] "유치원 원장이 된 느낌이었네요."

지난 2일 키움 히어로즈와 삼성 라이온즈의 맞대결이 펼쳐진 서울 고척스카이돔. 경기를 앞두고 1루측 입구에는 커피차 한 대가 도착했다.

홍원기 키움 감독을 위한 선물이었다. 지난달 29일 부산 롯데 자이언츠전에서 감독 통산 100승을 달성했고, 5일은 홍 감독의 생일이었다. 5일은 키움이 대전 한화 원정을 떠나는 만큼, 미리 준비됐다.

커피차에는 'HAPPY NO.78 DAY 홍원기 감독님 생일&감독통산 100승을 축하 드립니다'는 문구가 적혀 있었다.

커피차를 보낸 이들은 홍 감독의 팬클럽 '하이파이브'. 홍 감독은 현역 시절 등번호 5번을 달고 뛰었다. 커피 홀더와 간식으로 준비된 핫도그 상자에는 홍 감독 이름을 따서 '원기 충전'이라는 스티커가 붙었다.

홍 감독과 '하이파이브'의 인연은 올해로 22년째를 맞았다.

1996년 한화 이글스에 입단한 홍 감독은 두산 베어스와 현대 유니콘스 유니폼을 입고 현역 시절을 보냈다.

'하이파이브'는 홍 감독이 2001년 두산 유니폼을 입고 있을 당시에 탄생했다. 홍 감독은 그해 한국시리즈 우승을 반지를 손에 끼었다.


홍 감독은 "2001년부터 함께 했다. 선수 시절부터 매년 시즌이 끝나면 1박2일로 여행을 가기도 했다"라며 각별한 인연을 이야기했다.


팬클럽 아이들이 준비한 축하 메시지 고척=이종서 기자 bellstop@sportschosun.com
22년의 세월은 만남의 풍경도 바꿨다. 홍 감독은 "중,고등학생 때 알던 팬들이 이제 아이를 데리고 오더라. 함께 있으니 내가 유치원 원장이 된 기분"이라고 말했다.

커피차 한 쪽에 마련된 모니터에는 아이들이 직접 그린 홍 감독 축하메시지가 재생되고 있었다. '감독님', '삼촌' 등 호칭도 다양했다.

감독의 선물에 선수들의 반응도 뜨거웠다. 선수들은 삼삼오오 간식과 음료를 챙겨 가면서 기분 좋게 경기를 준비했다.

든든했던 사령탑의 지원군에 키움은 삼성을 상대로 6대5로 승리를 거뒀다. 7연승이 끊긴 뒤 큰 후유증 없이 반등의 발판을 마련하게 됐다.

팬클럽 덕분에 한껏 기가 살게된 홍 감독은 "지금까지도 잊지 않고 해주셔서 감사하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이종서 기자 bellstop@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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