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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최근 KBO리그 현장에선 외국인 투수 수급난에 울상이다.
미국 현지 여건도 어느 정도 작용하는 모양새. KBO리그의 한 관계자는 "대개 이맘때면 그동안 영입 리스트에 있었던 선수가 FA로 한두명씩 풀린다. 그런데 올해는 다르다. 특히 투수 쪽은 메이저리그가 역대급 투고타저 시즌이 되면서 AAAA급 투수들 대부분을 묶어 놓고 있다"고 전했다. 대만도 사정이 안 좋기는 마찬가지. 야구계 관계자는 "그동안 대만 팀들이 월 단위로 외국인 선수와 계약했다. 그러나 시즌 중 유출이 심화되고, 선수들의 요구까지 겹치면서 연 단위 계약으로 대부분 전환했다. 예전처럼 대만 선수들을 쉽게 데려올 수 있는 여건이 아니다"고 설명했다.
수급난이 가중되면서 내년부터 시행될 '육성형 외국인선수 제도'도 탄력을 받는 눈치다.
문제는 이 제도를 실제 잘 활용할 수 있는 준비가 됐느냐다.
KBO리그 팀들의 외국인 선수 데이터는 대부분 미국 쪽에 몰려 있다. 멕시코, 도미니키공화국, 베네수엘라, 푸에르토리코 등 다른 리그에 대한 정보도 갖추고 있지만, 미국 내 선수들처럼 정보가 명확하지 않은 편이다. '저연봉 고효율'을 추구해야 할 육성형 선수 취지를 살리기 위해선 이 무대에서의 옥석가리기가 그만큼 중요하지만, 현재 구단 운영, 비용상 현지 네트워크를 꾸릴 만큼 여유가 있다고 보긴 어렵다. 결국 현지 에이전트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데, 이렇게 되면 구단 정책보단 신뢰 관계가 보다 크게 작용하다 보니 성공-실패 가능성은 반반이 된다.
해외리그와의 협약이 대안이 될 수 있다는 시각이 있다. 일본 프로야구(NPB)는 쿠바와 선수 파견 협약을 통해 육성형 선수 영입을 이어오고 있다. 그러나 일본에서 뛰던 선수들이 시즌을 마치고 귀국을 핑계로 떠난 뒤, 미국에서 망명을 선언하고 일본으로 돌아오지 않는 경우가 더러 있었다.
KBO리그 10개 구단 사장단은 최근 미국으로 건너갔다. 현지 구단, 구장 방문 외에 허구연 총재와 함께 도미니키공화국의 메이저리그 사무국 지사를 찾아 육성형 선수 제도 여건 시찰 일정도 포함돼 있다. 이 방문을 통해 KBO리그가 과연 어떤 해답을 만들지 관심이 쏠린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