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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롯데 자이언츠는 한화 이글스와 더불어 수비 시프트를 가장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팀이다.
특히 젊은 선수들의 경우 대부분 예외없이 플래툰 시스템(좌투에 우타, 우투에 좌타로 맞서는 기용)이 활용된다. 외야 한 자리를 다투는 조세진과 고승민이 대표적이다. 22~23일에도 KIA 타이거즈가 토마스 파노니와 양현종을 선발로 내세우자, 오른손 타자인 조세진이 이틀 연속 선발로 출전했다. 고승민은 대타를 맡았다.
그런데 플래툰에서 자유로운 선수가 있다. 다름아닌 '악바리' 황성빈이다.
반면 황성빈은 입단 후 현역으로 군대를 다녀와 이렇다할 2군 기록이 없고, 올시즌에도 2군 타율이 2할6푼1리에 불과했다. 하지만 빠른발과 열정적인 주루에 반한 서튼 감독이 1군 기회를 줬고, 전반기 내내 고전하던 롯데의 활력소 역할을 했다. 서튼 감독은 여러차례 "롯데에서 찾기 힘든 선수"라고 호평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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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분에 황성빈은 플래툰에서 자유롭다. 그리고 그 믿음에도 보답하고 있다.
후반기 첫 2경기에서 롯데는 반즈-박세웅 원투펀치를 기용하고도 2연패를 기록했다. 하지만 황성빈은 9타수 4안타 1타점 1득점을 기록하며 데뷔 첫 3할 타율에 올라섰다. 5월 첫 1군 등록 이후 매달 타율 3할 언저리를 꾸준히 유지해온 안정감이 돋보인다.
7월에는 첫 홈런 포함 장타력까지 선보이고 있다. 5~6월(장타율 3할4푼1리) 대비 1할 이상 증가한 4할4푼7리의 장타율을 과시하고 있다. 그 결과 0.7 안팎에 머물던 OPS(출루율+장타율)을 0.794까지 끌어올렸다. '컨택이 안 되니 기습번트만 노린다'며 전문 대주자라고 평가받던 5월에 비하면 천지개벽 수준의 발전이다.
손아섭(NC 다이노스), 더 나아가 전준우의 후계자를 찾기 위해 많은 내야 유망주를 외야로 돌리는 등 노력을 기울여온 롯데. 하지만 예상치 못한 황성빈의 잠재력 폭발에 큰웃음을 짓고 있다.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