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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스포츠조선 이종서 기자] "원래는 생각이 없었는데…."
강력한 구위를 바탕으로 배짱있는 승부를 펼치면서 김태형 두산 감독은 정철원을 필승조로 낙점했다.
정철원 역시 35경기에 나와 2승2패 12홀드 평균자책점 3.45를 기록하면서 기대에 완벽하게 부응했다.
올 시즌을 앞두고 문동주(한화), 김도영(KIA), 이재현(삼성)이 강력한 신인왕 후보로 주목 받았던 가운데, 정철원도 당당하게 신인상에 도전장을 냈다.
정철원은 신인상 이야기에 "원래는 생각 없었다"고 운을 뗐다. 마음이 바뀐 건 지난 6월19일 외할머니가 세상을 떠나면서였다.
정철원은 3일 삼성 라이온즈전에서 1⅔이닝 1안타 1볼넷 무실점을 하면서 시즌 12번째 홀드를 거뒀다.
수훈선수가 된 정철원은 3일 경기 후 방송 인터뷰 중 눈시울을 붉혔다. 돌아가신 외할머니가 생각났기 때문.
정철원은 "외할머니가 야구를 아예 모르시는데도 내가 군에 있을 때, 2군에 있을 때 '우리 철원이 언제 나오나'라고 중계를 보고 계셨다. 막상 이제 1군에 나올 때가 되니 편찮으셔서 야구를 못 보셨다. 정말 죄송했다"라며 "할머니께 경기는 직접 보여드리지 못했지만, 신인왕을 타는 모습이라도 하늘에서 보실 수 있게 잘하고 싶다"고 이야기했다.
지난해 최준용(롯데)은 20홀드를 거뒀지만, 이의리(KIA)에 밀려 신인왕 2위에 머물렀다. 정철원 역시 확실한 어필을 하기 위해서는 좀 더 홀드를 쌓아야 한다. 그러나 정철원은 "사실 숫자로서의 목표는 크게 없다. 부상, 부진없이 꾸준하게 마운드에 오르면서 팀이 가을야구에 가고 우승하는 순간 마지막까지 함께 하고 싶다"고 각오를 밝혔다.
잠실=이종서 기자 bellstop@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