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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뜻밖의 일격을 당해 흔들리던 롯데 자이언츠를다잡은 건 '아기 아빠'로 거듭난 서준원(22)의 역투였다.
올시즌을 앞두고 13㎏을 감량하며 고교 최고 투수로 불릴 당시의 체형을 되찾았다. 지난 겨울 아들을 얻으면서 각오를 새롭게 다진 덕분이다. 아직 나이는 어리지만, 결혼에 이어 득남까지 하면서 오롯한 가장으로 우뚝 섰다. 글렌 스파크맨과 김진욱의 뒤를 받치는 롱릴리프부터 선발과 필승조를 연결하는 브릿지 역할까지, 자신에게 주어진 역할을 충실히 해냈다.
올시즌 내내 갈고닦은 변화구가 위력을 발휘하고 있다. 과거 직구와 슬라이더의 단조로운 2피치에 의존했던 모습을 완전히 탈피했다. 특유의 강렬한 직구에 투심과 체인지업, 슬라이더가 어우러지면서 상대 타자들을 괴롭히고 있다.
은퇴 시즌을 맞이한 이대호의 마지막 소원은 '한국시리즈에서 뛰어보는 것'이다. 2001년 이대호가 데뷔한 이래 롯데는 단 한번도 한국시리즈에 오르지 못했다.
6위 NC 다이노스에 반경기 뒤지며 7위로 밀린 롯데와 5위 KIA 타이거즈의 격차는 여전히 5경기. 롯데는 34경기만을 남겨두고 있다. 만약 한화전에서 2연패를 당했다면 자칫 희망의 불빛이 꺼질 뻔했다.
롯데는 글렌 스파크맨에서 댄 스트레일리로 외국인 선수가 바뀌면서 상승세를 타고 있다. '조금 더 빨랐다면' 하는 아쉬움이 들 정도다. 반즈와 스트레일리, 박세웅으로 구성된 롯데의 1~3선발은 가을야구에서도 충분한 경쟁력을 지녔다.
4선발 역할을 해왔던 이인복은 부상으로 빠졌고, 심한 기복에 시달리던 김진욱은 선발에서 빠졌다. 대신 발탁된 나균안과 서준원이 좋은 모습을 보여주면서 가을 야구를 향한 롯데의 실낱같은 희망을 이어가고 있다.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