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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샌디에이고 파드리스 김하성은 KBO 시절에도 수비가 꽤 뛰어난 야수였다.
김하성은 22일(한국시각) 펫코파크에서 열린 워싱턴 내셔널스와의 홈경기에서 몸을 사리지 않는 수비로 미국 대륙을 떠들썩하게 만들었다. 6회초 상대 알렉스 콜의 높이 뜬 파울을 3루 파울 지역으로 달려가 펜스에 부딪히면서 잡아냈다.
관중석을 향해 글러브를 뻗어 공을 잡은 김하성은 그물망에 부딪혀 튕겨 나오면서 모자가 벗겨진 채 바닥에 쓰러졌다. 그를 따라가던 3루수 매니 마차도가 상태를 살피고 근처에 있던 팬들이 걱정스런 표정으로 지켜보는 가운데 김하성은 금세 자리에서 훌훌 털고 일어났다.
MLB.com은 이 장면을 놓고 '김하성이 몸을 내던지며 데릭 지터와 같은 장면을 연출했다'며 '마차도는 두 번의 골드글러브를 받은 터라 김하성의 수비에 대해 실질적인 평가를 주장할 수 있다. 즉, 김하성도 골드글러브 자격이 된다는 것이다'고 전했다.
이어 MLB.com은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가 손목 부상과 약물 파동으로 빠진 가운데 김하성은 샌디에이고의 유격수 자리를 물음표에서 안전한 포지션으로 탈바꿈시켰다'고 평가했다. 김하성이 이날 수비 장면 하나로 골드글러브가 언급되는 것은 아니다. 그는 메이저리그 2번째 시즌을 맞아 수비에서도 한층 안정된 포스를 보여주고 있다.
이날 현재 김하성은 '평균 대비 아웃(Outs Above Average)'이 7로 내셔널리그 주전 유격수 11명 가운데 공동 5위, '실점 억제 수비(Defensive Runs Saved)' 역시 7로 공동 3위에 올라 있다. 유격수 수비 이닝은 763⅔이닝으로 9위이고, 실책은 5개로 가장 적다. 김하성에 대해 유격수 골드글러브가 언급되는 이유가 수치로도 명확하게 드러난다.
내셔널리그 유격수 중 수비가 가장 뛰어난 선수는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브랜든 크로포드다. 그는 작년을 포함해 통산 4차례나 골드글러브를 수상했다. 그러나 올시즌에는 무릎 부상 등으로 37경기나 결장해 마이너스 요소가 크다.
현재로선 애틀랜타 브레이브스 댄스비 스완슨이 가장 유력한 골드글러브 후보다. OAA가 14로 1위고 DRS는 7로 김하성과 공동 3위다. 시카고 컵스 니코 호너와 마이애미 말린스 미겔 로하스도 수비가 뛰어난 유격수로 꼽힌다.
골드글러브는 정규시즌 종료 직후 각 팀 감독과 코치들 투표로 결정된다. 한 시즌 얼마나 인상적이고 안정적인 수비를 보여줬느냐에 대해 투표자 개인의 주관적 평가에 따를 수밖에 없다. 김하성은 이날 수비 하나로 미국 전역에 확실한 도장 하나를 찍은 셈이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