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삼성 아니에요?"
FA 선언도, 협상도 시작되지 않은 시점. 대체 무슨 일이 있었길래?
이형종의 삼성 행은 야구계의 일반적 관측이었다.
그래서 이형종이 예기치 못한 퓨처스 FA로 시장에 나온다고 할 때 삼성이 크게 주목받았다. 관심을 둔 일부 구단도 삼성 행을 점치며 지레 적극적 대시를 주저할 정도였다.
|
삼성 측은 "당연히 영입하면 좋은, 우리 팀에 필요한 선수"라고 관심을 숨기지 않았다.
하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원론적 관심이다.
복수의 경쟁 팀과 출혈 경쟁을 해가면서 반드시 잡겠다는 뜨거움은 감지되지 않는다. 왜일까.
상황이 바뀌고 있기 때문이다.
이형종이 가장 원하는 건 '안정적 기회'다. 하지만 유감스럽게도 삼성은 이를 보장하기가 어렵다.
1년 새 상황이 많이 바뀌었다. 1년 전 박해민이 LG로 떠났을 때만 해도 이형종은 꼭 필요한 외야수였다. 물론 지금도 있으면 공격에서 큰 플러스가 되는 선수다.
하지만 1년 전 같은 간절함은 줄었다.
김현준이 '유망주' 꼬리표를 떼고 박해민 빈 자리를 차지했다. 2021년 데뷔해 족저근막염으로 주로 지명타자로 뛰던 피렐라는 이듬해인 올시즌은 주전 좌익수로 도약했다. 거의 대부분 경기를 좌익수로 소화하며 MVP급 활약을 펼쳤다. 수비도 안정적이었다.
결국 우여곡절 끝에 피렐라 김현준 구자욱 외야 라인업이 완성된 셈. 구자욱이 리그 최정상급 좌타자로서의 위용을 찾고, 김현준이 한뼘 더 성장하면 LG의 김현수 박해민 홍창기 라인업 보다 뒤질 게 없다. 이형종 입장에서는 다소 아쉬워진 상황 변화다.
|
'필요'가 '베팅'을 낳는다.
다년 계약을 통한 안정적 둥지 찾기에 나선 이형종으로선 삼성에 비해 보다 더 간절한 팀에 정착할 확률이 높다.
이형종은 17일 KBO 공시를 거쳐 18일 부터 전 구단과 협상할 수 있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