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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고, 그러나 WBC서 통할까…안우진 향한 두 가지 시선

박상경 기자

기사입력 2022-11-19 22:21 | 최종수정 2022-11-20 11:56


◇인천=허상욱 기자wook@sportschosun.com

[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현재 국내 최고의 투수는 누구일까.

안우진(23·키움 히어로즈)의 이름을 떠올리는 이들이 많을 것이다. 올 시즌 지표를 보면 고개를 끄덕일 만하다. 국내 투수 다승 1위(15승), KBO리그 전체를 통틀어도 평균자책점(2.11), 탈삼진(224개), WHIP(이닝당 출루허용률·0.95), WAR(대체 선수 대비 승리 기여도·7.95·스포츠투아이 기준) 모두 1위를 차지했다. 양현종(34·KIA 타이거즈) 김광현(34·SSG 랜더스) 고영표(31·KT 위즈) 구창모(25·NC 다이노스) 등 대표팀 마운드를 떠받쳐온 선수들보다 나은 기록으로 올 시즌을 마쳤다.

하지만 안우진은 태극마크와 거리를 두고 있다. 고교 시절 학교 폭력으로 새겨진 주홍글씨 탓이다. 내년 3월 이강철호가 출격할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은 안우진이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KBSA)로부터 받은 국가대표 자격 영구 박탈과 무관하다는 점에서 합류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점쳐졌다. 그러나 안우진을 둘러싼 논란은 현재진행형이다. 대표팀 기술위원회가 18일 발표한 관심명단 50인에 안우진의 이름은 포함되지 않았다.

안우진은 150㎞ 중후반 직구를 어렵지 않게 뿌리고, 7이닝을 너끈히 소화할 수 있는 스태미너도 갖췄다. 여기에 140㎞ 대 슬라이더와 커브, 체인지업으로 상대 타자 방망이를 이끌어내는 능력도 탁월하다. 기록에서 나타나듯 현재 국내에서 안우진을 대체할 만한 투수는 없다.

문제는 이런 안우진이 과연 WBC에서도 똑같은 기량을 보여줄 수 있느냐다. 본선 1라운드 최대 경쟁 상대인 호주, 일본에 포커스가 맞춰진다. 두 팀 모두 자국 리그에서 150㎞ 중후반의 공을 뿌리는 투수는 익숙하다. 특히 일본의 경우 160㎞ 직구에 150㎞에 가까운 포크볼을 던지는 투수들도 더러 있다. 두 팀 뿐만 아니라 빅리그 출신 선수가 다수 합류할 타 팀에도 '강속구'에 대한 두려움은 크지 않다. KBO리그에서 빛났던 안우진의 경쟁력이 WBC에선 희석될 여지가 있다.

관심명단은 WBC를 주관하는 메이저리그(MLB)사무국과 선수협회에 빅리그 선수 차출 가능성을 사전에 알리는 의미가 크다. 때문에 명단 구성은 언제든 바뀔 수 있다. 50인 관심명단에 빠진 안우진의 이름은 언제든 다시 포함될 수 있다.

그렇다면 안우진은 과연 WBC대표팀에 포함될 수 있을까.

현상황에선 어떤 결론이 나오든 논란이 될 수밖에 없다. 앞서 지적된 학교 폭력 논란은 최근 피해자들의 선처 요구와 안우진 본인의 입장 표명 등 분위기 반등 기미가 보이고 있지만, 대부분의 시선은 여전히 싸늘하다. 지금 분위기라면 안우진이 WBC대표팀에 전격 합류시 이강철호는 '학교 폭력 선수에 면죄부를 줬다'는 논란을 피할 수 없다. 반대로 안우진 없이 WBC에 출전한 대표팀, 특히 선발진이 고전을 면치 못한다면 'KBO리그 최고의 투수를 외면한 결과'라는 비난의 화살도 피할 수 없다.


진퇴양난의 이강철호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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