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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만에 돌아온 WS 유격수…'제 2의 김하성' 탄생 영양제가 뿌려진다

이종서 기자

기사입력 2022-12-14 23:49 | 최종수정 2022-12-15 13:25


키움 러셀이 수비하고 있다. 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

[스포츠조선 이종서 기자] "전통있는 학교를 보면 좋은 선배 밑에 좋은 후배가 나오잖아요."

키움 히어로즈는 2020년 외국인타자 부진에 골머리를 앓았다. 시즌을 같이 맞이한 테일러 모터는 10경기 출장에 그치면서 타율 1할1푼4리에 1홈런으로 일찌감치 퇴장했다.

첫 외국인이 실패하자 키움은 메이저리그 '빅네임'을 영입했다. 2016년 '염소의 저주'를 끊고 시카고 컵스의 108년 만에 우승을 이끈 에디슨 러셀과 계약했다.

뛰어난 수비력이 강점인 러셀은 수비에서는 어느정도 역할을 했지만, 공격이 기대 이하였다. 65경기에서 타율 2할5푼4리(244타수 62안타) 2홈런에 머무르면서 타선에 힘을 보태지 못했다.

메이저리그에서 이름을 날린 유격수였지만, 재계약 대상자에 들지도 못한 채 쓸쓸한 퇴장을 했다.

키움은 다시 러셀의 손을 잡았다. KBO리그를 떠난 뒤 2년 간 러셀은 확실하게 성장한 모습을 보여줬다. 멕시칸리그에서 뛴 그는 2021년 시즌에는 66경기 타율 3할1푼9리 8홈런을 기록했고, 2022년에는 80경기에서 타율 3할4푼8리 24홈런으로 위력을 더했다. 키움 관계자는 "공격에서 확실히 좋아진 모습을 보여줬다"고 기대했다.

러셀 자체의 활약도 있지만, 키움은 러셀에게 '멘토'로서의 모습을 더욱 바랐다.

키움은 강정호 김하성 이후 확실한 유격수 대체자가 나오지 않고 있다. 김혜성이 2021년 유격수 부문 골든글러브를 차지하면서 차기 주전 유격수로 정착하는 듯 했지만, 송구 등에서 다소 아쉬운 모습이 이어져 2루수로 자리를 옮겼다. 김혜성은 KBO리그 최초 2루수·유격수 골든글러브 수상자가 되면서 완벽하게 자리를 잡았다.


유격수 자리는 여전히 고민이다. 2023년 대권 도전을 선언하면서 러셀을 영입했지만, 이후의 유격수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신준우와 김휘집이 수비훈련을 하고 있다. 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
김휘집과 신준우 등이 올해 가능성을 보여줬지만, 확실한 주전으로 자리 매김하기 위해서는 좀 더 노하우가 쌓여야 한다. 키움은 러셀이 이들의 '성장 촉진제' 역할을 하길 바랐다.

고형욱 키움 단장은 "원종현 영입과 같은 맥락이다. 김혜성이 2021년 유격수 골든글러브를 탔지만, 팀과 본인을 위해 2루수로 자리를 옮겼다. 김휘집과 신준우 등 젊은 선수들이 시즌을 잘 마쳤지만, 한 단계 더 성장을 위해서는 보고 배울 수 있는 선수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있었다"라며 "러셀은 월드시리즈 우승을 했던 경험이 있다. 지도자가 가르쳐주는 것도 중요하지만, 체력 관리나 그라운드에서 플레이를 보면서 빠르게 프랜차이즈 스타로 성장할 수 있는 발판이 마련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키움은 올 시즌을 마치고 베테랑 구원투수 원종현과 4년 총액 25억원에 계약을 했다. 계약이 끝나면 마흔이 되는 나이지만, 젊은 투수가 많은 키움에서 중심을 잡아주길 바랐다.

고 단장은 "전통있는 학교를 보면 좋은 선배를 보고 좋은 후배가 탄생하곤 한다"라며 "27~28살 되는 선수들은 경쟁자로 생각할 수 있지만, 아직 20대 초반의 어린 선수들이다. 러셀이 형 입장인 만큼, 선수들이 잘 따라다니면서 큰 성장을 했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고 단장은 이어 "2020년에는 코로나19로 2주 격리도 하고 제대로 적응할 시간이 없었지만, 스프링캠프부터 이정후 김혜성 등 젊은 선수와 호흡을 맞추면 잘 녹아들 거라고 생각한다"고 기대했다.
이종서 기자 bellstop@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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