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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국내 고교야구 최고 유망주로 꼽히던 심준석이 마침내 미국으로 간다. 덕수고가 배출한 '고교 괴물'들의 선택지는 엇갈렸다.
만약 심준석이 메이저리그 도전을 택하지 않았다면, 2023년도 KBO리그 신인 드래프트에서 전체 1순위 지명을 받았을 가능성이 높다. 심준석은 중학생 때부터 주목 받았고, 고등학교 1학년 때부터 확실히 두각을 드러냈다. 150km 후반대 빠른 공을 던지는 하드웨어 좋은 유망주라는 장점이 뚜렷했기 때문이다. KBO리그 하위권팀들의 꼴찌 싸움이 '심준석 리그'라고 불린 것도, 누가 1순위로 심준석을 낚아챌 수 있느냐가 관심사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심준석은 끝내 KBO리그 보다 메이저리그 도전을 택했다. 아마 한국에 남았다면 1순위 지명으로 적지 않은 계약금을 받고 구단 최고 유망주로 프로 생활을 시작했을 것이다. 신인 드래프트 전체 1순위 지명권을 가지고 있던 한화 이글스는 김서현을 뽑았다.
최근 대형 유망주 중에 대표적 사례가 장재영과 나승엽이다. 두 사람 모두 심준석의 덕수고 선배이자 고교 시절부터 많은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던 선수들이다. 나승엽은 실제 메이저리그 도전이 유력했지만 롯데 자이언츠의 적극적인 설득에 마음을 돌렸다.
특히 장재영은 심준석과 유형이 비슷한 선수라 더욱 공통점이 있다. 장재영 역시 중학생때부터 빠른 공을 던지는 기대주였고, 덕수고 재학 시절 팀의 '에이스'로 성장했다. 또 심준석과 마찬가지로 누구에게나 주어지지 않는 초강속구를 뿌릴 수 있는 재능을 타고났다.
장재영은 메이저리그 구단들의 러브콜 대신 국내 무대를 선택했다. 물론 장재영이 고민을 하던 시기는 코로나19 펜데믹이 터진지 얼마 안된 시점이라는 점도 무시할 수 없다. 그러나 서울 연고 1순위 지명권을 가지고있던 키움 히어로즈가 장재영과 계약하면서 KBO리그에서 프로 생활을 시작했다.
'고교 괴물'이라 불리던 대형 유망주들의 선택은 서로 달랐지만, 목적은 같다. 장재영은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성장하고 있고, 심준석도 이제 외롭고 힘든 여정을 시작해야 한다. 이들의 최종 목적지는 결국 같을 것이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