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이병규 감독이 이끈 질롱코리아가 3개월의 대장정을 마무리했다.
무엇보다 선수들에게 값진 시간이었다.
특히 소속 팀에서 기회를 많이 받지 못해 잠재력을 터뜨리지 못한 잠룡들의 시간이었다.
복귀 첫해인 지난해 60경기 출전에 그쳤다. 2할1푼5리의 타율에 6홈런 13타점. 그래도 0.458의 장타율로 파워 잠재력은 유지했다. 왼손 투수 대타 요원으로 활용되다 보니 많은 기회가 없었다.
2023 시즌은 승부를 걸어야 할 시점. 그래서 겨울 휴식을 반납했다.
젊은 선수들과 함께 호주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타자 전향 첫 시즌이었는데 경기를 너무 많이 못 뛰었다. 호주에서 최대한 경기를 많이 나가면서 감을 찾고 싶다"며 독한 마음으로 임한 호주리그. 실제 꾸준한 기회를 받자 장타 포텐이 터졌다. 질롱코리아 4번타자 자리를 지키며 21경기에서 무려 11개의 홈런을 날렸다. 2경기에 하나 꼴로 담장을 넘긴 셈. 팀 내 최다홈런이자 리그 3위의 기록. 장타율이 무려 0.792에 달한다.
고무적인 사실은 좌-우 투수, 패스트볼과 변화구 가리지 않고 어떤 공도 홈런을 날릴 수 있다는 자신감을 안고 돌아왔다는 점이다. 실제 하재훈은 다양한 상황에서 홈런을 만들어냈다. 특히 변화구를 타이밍을 살짝 늦춰 홈런을 뽑아내는 장면이 압권이었다. 국내 리그에서 유인구 승부가 많을 수 밖에 없다는 점을 감안하면 인상적인 장면이었다.
|
이제는 본격적인 주전 경쟁에 들어간다. 짧은 휴식 후 오는 30일 SSG 동료들과 함께 미국 플로리다행 비행기에 몸을 싣는다.
팀 내 주전 경쟁은 만만치 않다. 새 외국인 외야수 기예르모 에레디아에 한유섬 최지훈이 버티고 있다. 추신수 김강민도 은퇴를 미뤘다. 바늘구멍이다.
하재훈이 살 길은 최대 장점인 홈런포 가동이다. 최 정과 함께 오른손 거포로서의 이미지를 확실하게 보여주면 어떻게든 자리를 확보할 수 있다.
호주에서 보여준 능력. 이제는 한국에서 터질 일만 남았다. 타자 복귀 2년 차를 맞는 늦깎이 우타 거포의 탄생. 가능성은 충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