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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 용 기자] 4이닝 투구수 101개. 그렇다고 선발에서 뺄 수도 없고 골치 아프네.
매 경기 이길 수는 없다. 질 수도 있다. 문제는 투구 내용이다. 등판 횟수는 점점 늘어나고 있지만, 발전되는 모습이 전혀 없다.
두산전 역시 극단적인 롤러코스터 투구를 했다. 제구 난조를 보이다, 어느 이닝에는 3K를 기록했다, 그렇게 살아나는 것럼 보이다 또 계속되는 '볼질'에 도무지 예측을 할 수가 없었다.
2회 3타자 삼진을 잡더니, 3회에만 37개의 공을 던졌다. 허경민에게 10개, 양의지에게 9개의 공을 뿌렸고 결과는 두 사람 모두 볼넷이었다. 이날 볼넷은 3회 내준 3개뿐(?)이었지만, 문제는 볼넷이 아닌 타자들의 타석도 투구수가 너무 많다는 것이다. 오죽하면 '만루 변태'라는 별명이 붙었겠나.
4이닝 투구를 했는데 투구수가 101개였다. 더 던질 수 없었다. 선발투수는 실점을 적게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닝을 최대한 책임져주는 게 최고 덕목이다. 하지만 매경기 투구수가 너무 많다 보니 이닝 소화가 너무 부족하다. 두산전까지 3경기 연속 5이닝을 책임지지 못했다. 성적은 2패. 이번 시즌 6이닝을 소화한 경기도 없다. 볼넷은 29개로 리그 전체 1위. 이런 상황에서 평균자책점이 3점대 아래라는 게 신기하기만 하다.
이의리가 선발로 나오면 불펜 소모가 많아지고, 야수들도 체력이 더 빨리 떨어질 수밖에 없다. 지금이야 날씨가 시원하고, 시즌 초반이니 괜찮지만 여름철이 되면 큰 문제의 원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이날 경기를 해설한 이순철 SBS 스포츠 해설위원도 답답함을 표현했다. 이 위원은 "강력한 공을 가지고도, 자신있게 던지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그렇다고 이의리를 함부로 선발 로테이션에서 뺄 수 없으니 골치 아프다. 제구가 문제긴 하지만, 150km 강속구를 뿌리는 좌완 선발 요원을 찾는 건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두산전도 직구 최고구속 152km를 찍었다. 특히 2021년 입단 후 신인 때부터 KIA가 새로운 프랜차이즈 스타로 키우는 재목이다. 또 평균자책점이 좋고, 패전수도 그렇게 많지 않으니 로테이션에서 제외할 근거가 부족하다.
원래 제구가 좋은 스타일은 아니었지만, 이번 시즌은 심각하다. 이 투구가 쌓이고 쌓이다 보면 선수 개인도 자신감이 떨어질 뿐더러 팀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KIA 김종국 감독과 이의리는 계속해서 반복되는 이 문제를 어떻게 풀어낼 것인가. KIA의 이번 시즌 농사에 중요한 키가 될 것 같은 느낌이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