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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더운 여름이 찾아오자 더 무서워졌다. 현시점 리그 최고의 선발 투수. 단연 고영표다.
이날 상대 선발 투수였던 커크 맥카티의 컨디션도 나쁘지 않았지만, SSG 타자들은 고영표에 꼼짝도 하지 못했다. 고영표는 투구수 관리까지 완벽했고 8이닝까지 던지면서도 100구를 넘기지 않았다. KT 타자들이 든든한 득점 지원까지 해주면서 팀이 8대0으로 완승을 거뒀고, 고영표는 승리 투수로 이름을 올렸다.
19경기 9승5패 평균자책점 2.50. 1일 기준 올 시즌 고영표의 성적이다. 개인 타이틀 수상의 기준이 되는 부문에 있어서 고영표가 최상위권을 차지하는 기록은 없다. 평균자책점 부문 5위, 다승 5위 정도다.
특히 자세히 보면 더욱 놀랍다. 7이닝 3자책 이하를 기준으로 하는 퀄리티스타트 플러스(QS+)의 경우, 고영표는 13번으로 압도적인 1위를 기록 중이다. 2위인 안우진(키움)과 데이비드 뷰캐넌(삼성)이 8개다. 고영표는 단순히 QS를 넘어, 7이닝 이상을 확실하게 책임지고 던져주는 투수라는 뜻이다.
시즌 초반에는 5실점, 8실점 경기도 있었고 2이닝만 소화하고 내려간 경기도 있었다. 고영표는 5월 30일 KIA 타이거즈전에서 2이닝 3실점(2자책)을 기록한 후 허리 통증으로 강판된 바 있다.
그러나 그 이후. 그러니까 6월부터 등판한 모든 경기에서 고영표는 6이닝 이상을 던졌다. 최소 이닝이 6이닝이고, 6월 이후 등판한 9경기에서 7이닝 이상 투구를 7번이나 했다. 특히 SSG전을 포함해 최근 4경기에서 4연속 QS+를 기록한 것은 괴력에 가깝다. 중간에 올스타 휴식기가 포함돼있었다고 해도 선발 투수들이 대부분 가장 힘들어하는 시기에 고영표는 오히려 힘을 내고 있다.
6월초까지만 해도 꼴찌 10위로 처져있던 KT가 이제 3위를 넘보는 5위까지 치고올라선 원동력도 고영표를 비롯한 선발진 안정화가 컸다. 특히 고영표는 KT의 '에이스'를 넘어 현 시점 리그 최고의 선발 투수로 자신의 이름을 확실히 각인시키고 있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