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서울에서 역대 최악의 ML 데뷔전 치른 4375억 투수…본토 개막전은 다를까

나유리 기자

기사입력 2024-03-24 23:01 | 최종수정 2024-03-25 06:01


서울에서 역대 최악의 ML 데뷔전 치른 4375억 투수…본토 개막전은 다…
21일 오후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정규시즌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LA 다저스 경기. LA 선발 야마모토가 1회 연속안타를 맞고 아쉬워 하고있다. 고척=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4.3.21/

서울에서 역대 최악의 ML 데뷔전 치른 4375억 투수…본토 개막전은 다…
21일 오후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정규시즌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LA 다저스 경기. LA 선발 야마모토가 1회 연속안타를 맞고 아쉬워 하고있다. 고척=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4.3.21/

[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일본 최고의 투수 야마모토 요시노부가 이렇게 처참한 메이저리그 데뷔전을 치를 것이라고는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다. 미국 본토 개막전에서는 다른 모습을 보여줄까.

친정팀 오릭스 버팔로스의 동의 하에 포스팅 시스템을 통해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야마모토는 LA 다저스와 12년 3억2500만달러(약 4375억원)라는 초장기, 초대형 계약을 체결했다. 1998년생인 투수 야마모토는 이미 일본프로야구(NPB)를 평정한 투수다. 신장 1m78에 상대적으로 작은 체구지만, 빠르고 강한 패스트볼과 정교한 커맨드를 앞세워 리그 최고의 투수로 군림했다.

그는 NPB 사상 최초로 2년 연속 투수 5관왕, 3년 연속 투수 4관왕이라는 역사상 어떤 투수도 해내지 못했던 기록을 거머쥐었다. 그가 이제 20대 중반의 나이인 것을 감안하면 더욱 놀랍다. 리그 MVP는 물론이고 일본 최고의 투수들에게만 주어지는 '사와무라상'도 3차례나 수상했다. NPB 통산 성적이 7시즌 동안 70승29패 32홀드1세이브 평균자책점 1.82로 압도적이다.

데뷔 초반 불펜으로 뛰었던 때를 제외하고, 본겨적으로 선발 로테이션을 소화한 후 그는 '무적'이었다. 2021시즌 193⅔이닝 18승5패 평균자책점 1.39. 2022시즌 193이닝 15승5패 평균자책점 1.68. 2023시즌 164이닝 16승6패 평균자책점 1.21.

아무리 NPB가 투고타저리그라고 하지만, 그중에서도 야마모토의 성적은 독보적이었다. 타고난 구위가 좋은데 구속도 최고 150km 중후반대가 찍히고, 변화구 완성도도 좋고, 경기 운영 능력과 컨트롤, 커맨드 등 나무랄데가 없었다. 그의 신장이나 체구가 메이저리그 평균에 못미치는데도 불구하고 메이저리그 주요 구단들이 그를 일찍부터 눈여겨본 이유가 이런 완성형 투수라는 점 때문이었다. 그래서 다저스도 덜컥 12년 장기 계약에 거액의 연봉까지 보장했다.


서울에서 역대 최악의 ML 데뷔전 치른 4375억 투수…본토 개막전은 다…
21일 오후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MLB 월드투어 서울 시리즈'?LA 다저스와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의 경기가 열렸다. 1회초 실점을 허용한 LA 다저스 야마모토 요시노부가 아쉬워하고 있다. 고척=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4.3.21/
하지만 막상 다저스에 입단한 후, 시범경기부터 불안 요소가 나오기 시작했다. 첫 경기는 잘 던졌으나 두번째 경기부터 안타를 맞아나가고 실점이 나왔다. 현지 언론에서는 '쿠세(투구 습관)'가 노출된 것 아니냐는 의혹도 있었다. 그런데, '쿠세' 잡기는 정교하기로 유명한 일본에서도 잡지 못했던 부분인데, 메이저리그에 진출하자마자 피안타율이 이렇게 급상승하는 것은 뭔가 근본적인 원인이 있을 것이라는 의심이 조심스럽게 피어올랐다.

야마모토는 지난 21일 한국 서울에서 역사적인 메이저리그 공식 데뷔전을 치렀다.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서울시리즈'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의 개막 2연전 중 2차전 선발로 등판했으나 1회부터 정신없이 얻어맞았다. 결국 1이닝 4안타 4안타 5실점하고 조기 강판됐다. 일본 최고의 투수에게는 충격적인 데뷔전이었다.

데뷔전에서 야마모토는 총체적난국이었다. 그중에서도 그의 장점인 커맨드가 흔들렸다. 스트라이크는 지나치게 가운데 몰리고, 유인구는 존을 크게 벗어났다. 특히 야마모토가 가장 당황했던 부분은 그의 첫번째 장점인 빠른공의 구위가 메이저리그 타자들에게는 그저 먹잇감처럼 편하게 타구를 만들어냈다는 사실이었다. 그는 데뷔전을 마친 후 인터뷰에서 "책임감을 크게 느끼고 있다. 아직 시즌이 길고 다음 경기에서 만회해보겠다"고 했지만, 시범경기부터 이어진 불안감은 그에게 더 큰 숙제만 안겨준 데뷔전으로 막을 내렸다.


야마모토 스스로는 투구시 디딤발 동작에 문제가 있었다고 자체 분석했다. 야마모토는 "어떤 부분이 문제인지 알고 있다. 코치들과 상의해서 다음 등판때까지 그 부분을 조정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실제 효과가 있을지는 지켜봐야 한다.

홈으로 돌아간 다저스는 LA 에인절스와 '프리웨이 시리즈' 3연전을 치른 후 오는 29일(한국시각) 홈 개막전을 시작으로 본토에서 시작되는 정규 시즌 막을 올린다. 현지 언론에서는 29일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와의 홈 개막전에 타일러 글래스노우가 등판하고, 이튿날인 30일에는 바비 밀러가 등판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데이브 로버츠 감독은 25일 취재진과의 인터뷰에서 "글래스노우, 밀러, 야마모토, 개빈 스톤, 제임스 팩스턴으로 1~5선발을 구상했다"고 밝혔다. 당초 1선발을 맡을 것으로 예상했던 야마모토가 2선발도 아닌 3선발까지 순서가 밀린 셈이다.

만약 야마모토가 두번째 등판에서도 첫번째 등판과 크게 다르지 않은 모습을 보여준다면 다저스 구단은 대혼돈에 빠지게 된다. 초대형 계약을 체결한 '비싼' 투수를 안쓸 수도 없고, 그렇다고 두고만 볼 수도 없는 딜레마에 놓인다. 야마모토 입장에서는 본토 첫 등판에서 반드시 만회를 해야 한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