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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일본 최고의 투수 야마모토 요시노부가 이렇게 처참한 메이저리그 데뷔전을 치를 것이라고는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다. 미국 본토 개막전에서는 다른 모습을 보여줄까.
데뷔 초반 불펜으로 뛰었던 때를 제외하고, 본겨적으로 선발 로테이션을 소화한 후 그는 '무적'이었다. 2021시즌 193⅔이닝 18승5패 평균자책점 1.39. 2022시즌 193이닝 15승5패 평균자책점 1.68. 2023시즌 164이닝 16승6패 평균자책점 1.21.
아무리 NPB가 투고타저리그라고 하지만, 그중에서도 야마모토의 성적은 독보적이었다. 타고난 구위가 좋은데 구속도 최고 150km 중후반대가 찍히고, 변화구 완성도도 좋고, 경기 운영 능력과 컨트롤, 커맨드 등 나무랄데가 없었다. 그의 신장이나 체구가 메이저리그 평균에 못미치는데도 불구하고 메이저리그 주요 구단들이 그를 일찍부터 눈여겨본 이유가 이런 완성형 투수라는 점 때문이었다. 그래서 다저스도 덜컥 12년 장기 계약에 거액의 연봉까지 보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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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마모토는 지난 21일 한국 서울에서 역사적인 메이저리그 공식 데뷔전을 치렀다.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서울시리즈'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의 개막 2연전 중 2차전 선발로 등판했으나 1회부터 정신없이 얻어맞았다. 결국 1이닝 4안타 4안타 5실점하고 조기 강판됐다. 일본 최고의 투수에게는 충격적인 데뷔전이었다.
데뷔전에서 야마모토는 총체적난국이었다. 그중에서도 그의 장점인 커맨드가 흔들렸다. 스트라이크는 지나치게 가운데 몰리고, 유인구는 존을 크게 벗어났다. 특히 야마모토가 가장 당황했던 부분은 그의 첫번째 장점인 빠른공의 구위가 메이저리그 타자들에게는 그저 먹잇감처럼 편하게 타구를 만들어냈다는 사실이었다. 그는 데뷔전을 마친 후 인터뷰에서 "책임감을 크게 느끼고 있다. 아직 시즌이 길고 다음 경기에서 만회해보겠다"고 했지만, 시범경기부터 이어진 불안감은 그에게 더 큰 숙제만 안겨준 데뷔전으로 막을 내렸다.
야마모토 스스로는 투구시 디딤발 동작에 문제가 있었다고 자체 분석했다. 야마모토는 "어떤 부분이 문제인지 알고 있다. 코치들과 상의해서 다음 등판때까지 그 부분을 조정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실제 효과가 있을지는 지켜봐야 한다.
홈으로 돌아간 다저스는 LA 에인절스와 '프리웨이 시리즈' 3연전을 치른 후 오는 29일(한국시각) 홈 개막전을 시작으로 본토에서 시작되는 정규 시즌 막을 올린다. 현지 언론에서는 29일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와의 홈 개막전에 타일러 글래스노우가 등판하고, 이튿날인 30일에는 바비 밀러가 등판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데이브 로버츠 감독은 25일 취재진과의 인터뷰에서 "글래스노우, 밀러, 야마모토, 개빈 스톤, 제임스 팩스턴으로 1~5선발을 구상했다"고 밝혔다. 당초 1선발을 맡을 것으로 예상했던 야마모토가 2선발도 아닌 3선발까지 순서가 밀린 셈이다.
만약 야마모토가 두번째 등판에서도 첫번째 등판과 크게 다르지 않은 모습을 보여준다면 다저스 구단은 대혼돈에 빠지게 된다. 초대형 계약을 체결한 '비싼' 투수를 안쓸 수도 없고, 그렇다고 두고만 볼 수도 없는 딜레마에 놓인다. 야마모토 입장에서는 본토 첫 등판에서 반드시 만회를 해야 한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