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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시즌초 상승세가 심상치 않다. 다시 홈런 2위로 올라섰다. 두산 베어스 강승호(30)에겐 '각성'의 한 해가 될까.
2회초 선두타자로 나선 강승호는 롯데 선발 반즈의 초구 142㎞ 투심을 그대로 결대로 밀어쳐 오른쪽 담장을 넘는 아치를 그렸다. 비거리는 118m, 타구속도는 158.2㎞, 발사각은 35.5도였다.
홈런 1위는 페라자(6개). 그 뒤를 한유섬 최정 로하스 노시환(이상 5개)가 따르고 있다. 리그를 대표하는 거포들이다. 그런데 이날 홈런으로 강승호도 그 옆에 나란히 자리했다.
2022년 10홈런을 기록한 만큼 한방이 없는 선수는 아니지만, 이같은 홈런 페이스는 확실히 이질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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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이날 롯데전 홈런은 특별하다. 강승호는 2016년 프로 1군에 데뷔한 이래 전날까지 통산 38개의 홈런을 쳤지만, 이날 39개째 아치는 데뷔 이래 처음으로 밀어서 넘겼다.
"야구장을 좌중우로 나눴을 때, 3면을 다 쓸줄 아는 타자가 좋은 타자"라는게 이승엽 감독의 평소 타격 지론이다. 강승호는 이에 따라 비시즌 밀어치는 훈련에 집중했고, 그 과정에서 타격 밸런스가 제대로 잡힌 모습. 30세 나이에 이뤄낸 또 한걸음의 진보다.
'두산 킬러' 반즈를 상대로 했기에 더욱 뜻깊은 한방이다. 반즈는 지난해 두산 상대로 무려 5경기에 등판, 33⅔이닝을 소화했다. 승패는 2승3패로 썩 좋지 않았지만, 평균자책점이 1.07에 불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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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좌승사자'로 이름을 날렸던 레일리와의 비교에 대해서는 "팔 각도는 두 선수가 비슷한데, 레일리는 좌타자 몸쪽 투심을 잘 던지던 투수다. 반즈는 바깥쪽으로 흘러나가는 슬라이더 같은 구종이 주무기다. 굳이 공략한다면 반즈 쪽이 낫다"면서도 "좌타자 입장에서 그 공을 참고 스트라이크 들어오는 공을 놓치지 않는게 쉽지 않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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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엽 감독은 "원래 (박)준영이는 능력이 있다. 그동안은 기술적인 부분보다는 마음이 좀 약해졌던 것 같다. 원래 타자들은 안타가 안 나오면 심리적으로 불안해지기 마련"이라며 위축됐던 속내가 풀리길 기대했다.
박준영 강승호가 모두 사령탑의 기대대로 커준다면, 두산은 올해 최전성기 나이대의 거포 키스톤을 보유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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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김영록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